안철수, 대선 후 첫 언론 인터뷰서 그간 속사정 들어보니…

입력 2013-07-29 11:22  

안철수 무소속 의원(사진)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처음으로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일화 과정 등 민감한 사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해 미묘한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안 의원은 "지난해 11월23일 야권 단일후보 사퇴는 대선이 3자 대결 구도로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피눈물 나는 결단이었다" "대선 당일 미국행은 승리 후 문재인 후보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다" 등 그동안 갖고 있던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도중 사퇴한 이유에 대해 안 의원은 "문 의원 측에서 단일화가 안되면 3자 대결로 가겠다고 했다"면서 "서로 (단일화) 7개 항에 합의할 때 '후보 등록 전 단일화를 이룬다'고 했는데 그 말은 합의를 깨겠다는 것이었고 그걸 보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면 내려놓는 수밖에 없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론조사에선 문 후보에게 밀렸다는 식이었지만 당일 오전에도 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1대 1 대결에서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며 "내부의 여론조사 결과도 여전히 견조하게 (문 후보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었는데 정말 피눈물 나는 결단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 사퇴 후 당내에서 열심히 돕지 않았다는 시각과 관련,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문 후보를 싫어하는 사람이 (문 의원을) 찍게 하는 것이었다"면서 "열심히 선거 운동하면서 도왔지만 열심히 안 도와다는 사람들은 결과론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을 한때 중단한 이유 역시 친노 진영에서 날 경쟁 상대로만 접근했던 것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고 안 의원은 술회했다.

대선 당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을 비판하는 야권 지지층에 대해선 "전국의 수십 군데에서 지원 유세를 하면서도 그냥 아무 조건 없이 도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치의 제일 큰 문제는 정치를 선과 악의 대결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정치라면 공존의 틀 속에서 경쟁상대로 생각하면서 가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상대방은 처단해야 될 악으로 규정한다"고 지적했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신당 창당설에 대해선 "국민의 열망은 대안 세력이 필요하다는 거고 그게 거의 2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며 "그런 열망에 대해 내가 해야만 하는 의무와 몫이 있지만 그렇다고 '안철수 당'으로 가면 안 된다는 건 한국 정치사가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는데 신당 창당은 이분들과 뜻이 맞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면 함께 의논해 공동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신당 결정 시기로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6월 지방선거 등 정해져 있는 정치 일정에는 맞춰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작년 12월19일 대선 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해 약 3개월 가량 자신의 정치 행보에 대한 구상을 가진 뒤 올 3월11일 귀국했다. 이어 4월24일 보궐선거에서 득표율 60.5%로 국회의원에 당선했다. 지난달 9일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창립했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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