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잣돈에 투자자·멘토 연결…기업 80%가 둥지 틀고 '쑥쑥'
제약·금융사 집중 … 창업 최적, 세계 1000개사 지원도 한몫
미국 뉴욕 소호 한복판의 한 고풍스러운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서니 벽이 온통 ‘그라피티’(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린 낙서식 벽화)로 도배돼 있다. 미니 농구대와 간이 소파가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인테리어는 깔끔한 복장의 20~30대 청년들이 노트북 컴퓨터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의사, 생명공학 박사, 제약회사 전 직원,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 배경은 다양하지만 이 공간에 모인 이유는 하나다. 헬스케어(건강관리) 분야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가 되는 것.
이곳은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창업을 돕는 액셀러레이터(창업보육회사) ‘블루프린트’다. 실리콘밸리의 Y콤비네이터가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의 요람이듯 뉴욕의 헬스케어 창업회사들은 2년 전 설립된 블루프린트를 활용한다. 최근 헬스케어 분야의 실리콘밸리로 부상하고 있는 뉴욕시의 한 단면이다.
블루프린트는 3개월 과정의 프로그램을 통해 작업 공간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당 4만5000달러의 종잣돈을 주고 6%의 지분을 받는다. 투자자, 멘토, 고객사와 창업회사를 연결해주는 역할도 블루프린트의 몫. 매슈 파카시 블루프린트 대표는 “뉴욕에는 보스턴 다음으로 메디컬센터가 많고 제약회사, 대학 등 헬스케어 관련 기관들도 집중돼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창업하기에 완벽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블루프린트 입주 기업은 대부분 헬스케어와 IT를 접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회사다. 예를 들어 알라조헬스는 환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고, 이에 맞춰 약을 규칙적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클리포드 존스 창업자는 “약을 제때 먹지 않는 환자들 때문에 보험회사가 1년에 부담하는 비용이 3000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에 착안해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블루프린트가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프로그램이라면 할렘에 최근 설립된 인큐베이터 ‘바이오스페이스’는 뉴욕시가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바이오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동시에 흑인 밀집 지역이자 우범지대로 인식된 할렘을 혁신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시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바이오스페이스 입주 기업들은 한 달에 995달러를 내고 사무 공간과 값비싼 실험 기자재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을 멘토로 연결해주고 투자를 주선하는 건 물론이다.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새뮤얼 시아 컬럼비아대 바이오메디컬 교수는 “자본 집약적인 생명공학 업계의 특성상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다”며 “뉴욕시가 창업회사들의 재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돈을 투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할렘 특유의 창의적 에너지가 프로젝트와 잘 맞아 떨어지는 데다 뉴욕의 대표적 대학인 컬럼비아대와 가까워 할렘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뉴욕시는 이 밖에도 바이오사업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통해 잠재력 있는 기업에 창업 자금을 지원하고, ‘바이오·헬스 기술 창업 연구실’을 운영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목표는 인재 유치와 고용 창출이다. 파카시 대표는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 전역뿐 아니라 런던, 두바이, 상하이 등 전 세계에서 1000여개 회사가 지원해 온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블루프린트를 거쳐 간 29개 기업 중 약 80%가 뉴욕에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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