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률 31%…적자나도 직원 해고 안해
반도체 장비업체 유진테크의 엄평용 사장(56·사진)이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으로 뽑은 ‘2013년 7월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선정됐다.
유진테크는 반도체를 만드는 수십 가지 공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기술의 하나로 꼽히는 초박막 증착(웨이퍼에 초박막을 입히는 과정)용 장비를 만드는 기업이다. 이 회사가 만든 초박막 증착 장비는 폴리실리콘 초박막과 플라즈마 산화막 등을 만들어 웨이퍼에 입힌다.
이 분야에서 유진테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폴리실리콘 초박막 증착 장비로 경쟁사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일본 도쿄일렉트론사의 제품 대신 이 회사 제품만 쓰고 있다. 2011년부터는 대만의 반도체 회사 두 곳에서도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2006년 상장한 이 회사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682억원, 영업이익 528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31%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20% 중반대였다.
광운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엄평용 사장은 1984년 현대전자(지금의 SK하이닉스)에 입사해 반도체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미국과 캐나다 회사를 거치면서 반도체 장비 관련 기술을 익혔다. 2000년 귀국해 유진테크를 설립하고, 곧바로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뛰어난 기술 없이는 반도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유진테크는 130여명의 직원 중 80%가 기술 개발자다. 회사는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생산은 외부업체에 맡기고 있다.
엄평용 사장은 “유진테크는 반도체 장비 중 전공정(웨이퍼 가공), 그중에서도 초박막 증착 기술 분야에 집중해왔다”며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 미국과 일본 제품에 비해 성능은 더 좋고 가격은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진테크는 고용과 복지, 협력업체와의 상생 분야에서도 ‘모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진테크 직원 130명은 모두 정직원이다. 정년도 없다. 일하고 싶을 때까지 계속 일할 수 있다. 엄 사장은 2000년 설립 후 한 번도 직원을 내보내지 않았다. 2008년 적자를 낼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삼성전자가 꼽은 ‘2013 올해의 강소기업’에 선정됐다. 같은 달 ‘고용우수 중소기업’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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