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튼튼하게 만들고 흡입력 자유자재 조절…모션싱크로 글로벌 도전장
“청소할 때마다 청소기가 뒤집어져 성질이 났다. 절대 안 넘어지는 청소기를 만들자.”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사진)은 작년 초 이런 제안을 했다. 1999년부터 3년간 독일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청소기에 대해 느낀 가장 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윤 사장은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그는 “BMW 같은 차는 속도를 내면 바퀴 아랫 부분이 벌어지며 차체가 바닥에 밀착해 안정감을 준다”며 “청소기도 같은 식으로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청소기를 아무리 세게 잡아당겨도 뒤집어지지 않게 바퀴를 튼튼하고 크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사장의 특명을 받은 개발팀은 수천대의 청소기를 부수고 부순 끝에 경주용 휠체어에서 구체적인 작동 원리를 따왔다.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할 때 휠체어처럼 양쪽 바퀴가 각각 반대방향으로 돌게 만든 것. 이 때문에 갑자기 이동 방향이 바뀌어도 청소기가 절대 넘어지지 않았다.
윤 사장의 욕심은 넘어지지 않는 ‘오뚝이 청소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중저가 시장은 어쩔 수 없더라도 고가 청소기 시장에선 TV처럼 세계 1위에 오르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려면 세계 프리미엄 청소기 부문 1위인 영국 다이슨을 이겨야 했다. 그래서 프로젝트명도 ‘D사(다이슨)를 잡아라’로 정했다.
작년 6월 이후 삼성전자는 다이슨을 이길 수 있는 청소기 연구에 매달렸다. 3~4개월 만에 뚝딱 만들던 기존 청소기와는 차원이 달랐다. 1년여간 산고 끝에 내놓은 1호 제품이 지난 6월 출시한 ‘모션 싱크’. 나와 청소기의 움직임(motion)이 하나(synchronize)가 된다는 뜻에서 나온 이름이다.
삼성전자는 다이슨을 넘어서기 위해 여러 성능을 개선했다. 다이슨 청소기보다 소음은 줄이고 에너지 효율은 높였다. 집안 구석구석까지 청소할 수 있도록 전선 길이도 늘렸다. 다이슨 제품과 달리 청소기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인 흡입력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서 가격은 다이슨보다 20만원가량 낮은 54만~75만원 선으로 책정했다.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에서 자신이 선 삼성은 이 제품을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달 초 다이슨의 본고장인 영국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러시아 등에 내놓은 데 이어 다음달 호주와 독일, 프랑스에 잇따라 출시한다. 9월엔 미국에서도 첫선을 보인다. 삼성 소형가전 중 처음으로 글로벌 동시 판매 체제에 들어가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이 있는 지역이라면 어디에서든 모션싱크를 판매할 것”이라며 “모션싱크를 프리미엄 소형가전 시장의 진입제품으로 활용해 삼성 생활가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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