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의대·로스쿨 정원 일부, 지역 고교출신 선발

입력 2013-07-31 17:07   수정 2013-07-31 22:55

교육부 '지방대 육성 방안'

현재 高2 대학진학때 적용
지역인재 채용 실적 공공기관 평가때 반영
"수도권 역차별" 논란




지역기반의 명문대를 부활시켜 특성화 발전을 유도하고 이들 지방대가 지역 내에서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토대가 되도록 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지방대 육성방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지역인재만 따로 뽑도록 해 ‘수도권 역차별’ 논란을 빚는 데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지방대 육성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인재로 지역 발전 유도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을 제정해 지방대 육성전략을 항구적으로 추진하고 교육과 지역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체 대학생의 62.9%를 지방대가 차지하고 있지만 교육여건이나 성과가 수도권 대학에 못 미쳐 학생들이 외면하는 ‘지방대 기피현상’을 완화하고 대학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지역인재들이 지역 대학에 진학하고 지역 기업에 취업하는 등 지역 정주(定住) 여건을 마련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2015학년도부터 지방대가 모집 정원의 일정 비율을 해당 지역의 고교 졸업자로 선발하는 ‘지역인재 전형’이 전면 시행된다. 그동안 대학이 자율적으로 시행해 2013학년도의 경우 68개 대학이 8834명을 뽑았으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원자격을 특정 지역으로 제한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올해(2014학년도) 입시에서는 이를 금지했다. 교육부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위헌 소지를 없애고 지역인재 전형을 의대와 로스쿨 등 인기학과에도 적용해 지역인재들이 지역대학에 진학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지역인재 취업 확대 추진

지방대 졸업자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무원의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도 7급 공무원으로 확대하고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할당제도 평가와 연계하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5급 공무원(20% 목표)의 실제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8.7%에 머물렀고 공공기관 채용할당제가 적용되는 295개 기관 가운데 45%는 할당비율(30%)을 지키지 못했다. 박백범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은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채용목표가 채워지도록 하고 점차 목표 비율을 상향 조정하겠다”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채용할당제 이행 여부가 포함되면 채용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지방대학생 대상의 희망장학금 제도를 도입하고 지방대학원생에 대한 연구장학금을 확대하며 진로취업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지방대생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지방대가 지역 일자리 창출의 핵심 역할을 하도록 특성화와 창업교육을 활성화하고, 지역의 다양한 교육수요를 흡수해 성인 평생교육기관의 역할까지 맡는 등 지역사회의 문화·복지 거점 역할을 하도록 돕기로 했다.

○수도권 역차별 논란

지방대 육성방안이 수도권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방 출신으로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정모씨(23)는 “지방대 출신을 우대하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뿐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 간 차이만 크게 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방대 육성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자는 차원이라면 위헌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방에 더 많은 대학과 정원을 배정한 로스쿨 정책처럼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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