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겉으론 '환호성'...하지만 대회 유치 애물단지 될까 '조마조마'
최근 광주시가 유치한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두고 스포츠계가 술렁이고 있다. 중앙정부와 해당 지자체는 물론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마주 달리기' 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의 발단은 유치 과정에서 붉어진 '공문서 위조' 논란이다. 광주시가 세계연맹에 제출한 정부 보증서에 날인 된 국무총리와 장관의 날인이 위조, 조작됐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19일과 22일, 개최를 자축하며 '오해가 있지만, 문제 없다'는 광주시 측과 '공정치 못하다'는 정부 주무부처 간의 마찰이 전해지면서 유사한 스포츠이벤트를 준비하는 지자체는 물론 관련 업계와 개최를 확정 지은 지자체까지도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에 휩싸였다.
더욱이 광주시는 지난 30일,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 성공을 자축 하는 보고대회까지 가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원불가는 물론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각 지자체가 추진하는 무분별한 스포츠 이벤트 유치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까지 술렁이고 있다. 광주시 의회는 '공문서 위조사건' 진상조사를 위한 특위구성에 착수했고, 새누리당 광주시당 "세계수영대회 적극 돕겠다"며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 미디어인 한경닷컴은 해당 문제가 제기됐던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한경 라이브폴(http://www.hankyung.com/poll/)을 통해 '광주시가 유치한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할까요'를 조사했다.
일주일간 진행된 설문에서는 총 28만9,285명의 응답자 가운데 과반수 이상인 15만9,904(55.3%)명이 '절대로 지원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대회를 유치한 만큼 약속대로 전액 지원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2.5%(3만6,071명)에 그쳤다.
강경한 입장을 보인 응답자도 32.1%나 됐다. 설문에 참가한 응답자 가운데 '대회를 반납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9만2,720명으로 30%를 넘겼다. 그밖에 '지원금액을 줄여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573명(0.2%)이었다.
전문가들은 언젠가 한 번쯤 반드시 겪었어야 할 '통관의례'란 반응이다. 스포츠산업협회 김창호 총장은 "국제대회 유치는 기초종목 붐 업과 스포츠 시장의 토양을 살찌우는데 없어서는 안 될 영양분"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비즈니스의 특성상 '막무가내 식' 국제대회 유치는 개최 도시의 중장기 발전 차원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 지자체들의 국제대회 유치에 열을 올리는 배경에 대해 "지난 30여년간 정치적 배경에 의해 정부 주도로 펼쳐 온 스포츠산업 육성 정책상 지자체들에게 '일단 열고 보자'는 식의 안일한 정치적 판단을 유발한 측면도 없지 않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제도적 보완은 물론 실익을 판단 할 수 있는 전문 R&D 투자 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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