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과 닮은 배우로 유명한 박용식 씨(67·사진)가 2010년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유비저(類鼻疽·melioidosis)균 감염으로 2일 별세했다. 유비저균은 동남아시아·호주 등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로 국내에서는 처음 사망자가 발생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지난 5월 종교영화 촬영을 위해 캄보디아를 한 달 정도 방문한 뒤 전신 무력감과 발열, 배뇨 곤란 등의 증상으로 서울 경희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패혈증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 환자가 탤런트 박용식 씨로 밝혀졌다.
코 등 균이 처음 침투한 부위에 고름이 생긴다는 뜻인 유비저균은 주로 열대지역의 흙이나 물에 널리 퍼져 있다. 호흡이나 상처가 난 피부 등을 통해 옮으며 수일에서 수년의 잠복기를 거친 뒤 고름집과 함께 급성 폐·전신 감염, 만성 화농성 감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 대부분이 중증 폐렴이나 패혈증으로 진행되며 치사율은 40%에 이른다. 주요 유행지역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얀마 베트남 홍콩 캄보디아 대만 라오스 등 동남아지역과 호주 북부 열대·아열대지역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한국에서는 유비저균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한 뒤 박씨를 포함해 모두 세 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역학 조사 결과 이들은 모두 해외에서 감염된 뒤 국내에서 발병했다. 이 병을 예방하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동남아와 호주 북부지역을 여행할 때 흙을 만지거나 고인 물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신부전, 만성 폐질환, 기타 면역질환을 앓는 사람은 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족으로 아들 세준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투자제작본부장·지윤 KBS 성우, 사위 정형석 KBS 성우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6일. 02-3410-6915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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