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보정속옷…男 전용상품 뜬다

입력 2013-08-04 17:10   수정 2013-08-04 23:58

백화점 '남성 미용강좌' 개설…보정속옷 등 전용제품 봇물

올 남성화장품 시장 1조…LG생건 '까쉐' 브랜드 내놔
다리털 정리기·복대 등 온라인몰서 판매 급증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인 그루밍(grooming)족이 화장품업계는 물론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성 전용 화장품이 잇따라 출시되는가 하면 온라인몰은 물론 백화점 등에서도 보정속옷, 다리털 정리기 등 남성용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거울 보는 남자’를 잡아라

LG생활건강은 1조원에 달하는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백화점 전용 브랜드 ‘까쉐(Kachet)’를 내놨다. 오휘 헤라 등 기존 여성 화장품 브랜드에서 남성용 제품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국내 대기업이 남성 전용 화장품을 내놓은 건 LG생건이 처음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한국의 남성용 기초화장품 시장 규모가 4억9540만달러(약 5600억원·2011년 기준)로 전 세계의 21%를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성인 남녀 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안티에이징 산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남성 4명 중 1명(24.4%)이 기능성 화장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었다. 비비크림 사용 비율도 23.7%나 됐고 염색이나 탈모 방지 등 헤어케어 용품(36.8%), 치아 미백(7.9%), 피부과·성형외과 시술(3.7%) 등을 이용한 경험도 많았다.

LG생건은 까쉐를 집중 육성해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남성화장품의 비중을 기존 7%에서 1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병열 LG생활건강 화장품 내츄럴마케팅 상무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남성화장품은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소비 연령층이 확대되고 있다”며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는 남성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까쉐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보정속옷’도 인기

온라인 쇼핑몰에선 그루밍족을 겨냥한 여름용 상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반바지를 입고 셔츠 안에 내의를 입지 않는 트렌드에 맞춰 다리털 정리기, 젖꼭지 가리개, 슬리퍼 구두 등 남성 전용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 11번가에선 다리털 정리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6배 늘었고, G마켓에서는 흘러내리기 쉬운 뱃살을 압박해 모아주는 남성 전용 복대의 올해 6~7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옥션에서도 보정속옷 카테고리에서 남성 보정속옷 관련 제품들이 베스트 제품 상위권에 대거 진입했다.

백화점에서도 남성 고객 잡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내달부터 시작되는 문화센터 가을학기에 ‘남성 전용 특강’을 마련키로 했다. 롯데백화점이 남성 전용 강좌를 마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영준 롯데백화점 문화사업담당 매니저는 “회원 신청을 받고 있는데 남성미용 요리강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도 가을학기부터 ‘아빠랑 아이랑’ 강좌를 10% 확대, 강좌 수를 220여개로 늘릴 방침이다. 골프, 오징어잡이 어선 승선 체험, 한강 크루저 요트체험, 잭 니클라우스 러닝리그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가을학기 남성회원 비중이 2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지혜/최만수 기자 spop@hankyung.com

■ 그루밍족

패션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마부(groom)가 말을 빗겨주고 목욕시켜주는 데서 유래했다. 이들은 자신을 가꾸기 위해 피부관리, 헤어스타일, 화장품 등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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