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빅3' 삼성·한화·교보, 암 전용보험 무한경쟁 재돌입

입력 2013-08-05 16:52   수정 2013-08-05 18:30

높은 손해율 탓에 중단한 전용 암 상품 판매 일제히 재개

의료기술 발전으로 암조기진단..보험사 손해률 낮아져
'100세 시대, 암 고쳐 오래 살고 싶다' 고객 기대도 한몫




국대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일제히 신규 암보험 전용 상품을 다시 시장에 내놓고 판매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 2000년 중반 높은 손해율 탓에 중단한 전용 암 상품 판매를 최근 일제히 재개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단독 암 보험 판매에 재돌입한 곳은 '국내 생보 빅3'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곳이다.

가장 먼저 암보험 판매의 포문을 다시 연 곳은 삼성 계열 보험사였다. 삼성생명은 지난 4월, 판매 중단 7년만에 전용 상품을 다시 시장에 내놓았다. 삼성생명은 2005년 6월 '비추미 암보험'을 출시했으나 매년 암 환자가 급가로 보험 손실율이 커지자 2006년 7월에 판매를 중단했다. 삼성화재 역시 지난 6월 중단 9년만에 암보험 전용 상품을 부활,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삼성생명이 현재 판매중인 '삼성생명 암보험'은 15년 갱신형으로 100세까지 보장한다. 30~40대가 매월 2만~3만원대 보험료를 내면 고액 암질병은 최대 1억원, 일반암은 5000만원까지 치료비를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생보 1위' 삼성생명이 이처럼 공격적인 엽업에 자극받은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전용 암보험 상품 판매를 5일 재개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출시한 상품은 각각 'The행복한명품암보험', '교보암보험'이다. 두 보험 모두 15년 만기 갱신형으로 15세부터 60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The행복한명품암보험'은 암 진단을 받으면 보장기간 제한없이 치료비를 보장한다. 사망했을 경우에는 사망원인에 관계없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40세 남성이 매월 3만원대 보험료를 내면 최대 3000만원까지 암 진단자금을 받을 수 있고, 사망하면 최대 1500만원의 보험금을 돌려받는다.

'교보암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후 암이 생기든, 생기지 않든 15년 만기시점까지 생존해 있을 경우 보험가입금액의 20%를 되돌려준다. 또 암이 발생하면 보험료 납입을 면제해준다. 보험가입액 2500만원을 기준으로 100세까지 고액 암은 1억원, 일반 암은 5000만원, 유방암과 대장암은 2000만원, 전립선암은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이처럼 국내 대형 판매사들이 암보험 전용 상품 판매에 다시 뛰어든 이유는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암 조기진단이 훨씬 쉬워졌기 때문이다. 암 조기 진단률이 높아지면 과거 보험사들의 골치거리였던 높은 보험 지급률 부담이 사라진다.

이같은 손해율 관리의 용이성에 더해 최근 '100세 시대 고령화' 현상도 암전용 보험 상품 부활에 도화선이 됐다. 과거처럼 암 발생률은 여전히 높지만 치료만 제때하면 100세까지 오래 살 수 있다는 고객들의 '장수(長壽)'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변화는 삼성생명이 최근 암 전용상품 출시 3달 만에 22만 건 이상 보험 계약 성과를 낸 것에서도 확인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1위 삼성생명이 이처럼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자 한화·교보생명까지 시장에 재진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손보사들의 추가 판개 합류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까지만해도 흥국화재, AIA생명, 동양생명 등 중소형사들이 차지하고 있던 암 전용 보험시장에 대형사들이 뛰어들면서 보험업계 하반기 수익률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암전용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가 5곳이다. 생명보험사로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농협생명, 신한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현대라이프, 흥국생명, 우리아비바생명, 알리안츠생명, 라이나생명, PCA생명, AIA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이 암 전용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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