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브로커, 80억 받기로 했다

입력 2013-08-05 17:08   수정 2013-08-06 00:47

영일·포항 지역 출신을 일컫는 ‘영포라인’에 속했던 원전 브로커 오희택 씨(55·구속)와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인 이윤영 씨(51)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53)을 거론하며 한국정수공업으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80억원을 받기로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0억원을 받아 나눠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오씨와 박 전 차관의 측근인 이씨가 2009년 2월께 한국정수공업 이모 회장(75)에게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하고 그 원전에 수처리 설비를 공급하려면 박 전 차관 등에게 인사해야 하고 청탁도 해야 한다”며 로비 자금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또 오씨 등이 UAE 원전 수출이 성사 단계에 들어간 2009년 11월 박 전 차관 등을 재차 거론하며 이 회장과 구체적인 로비 자금 규모를 논의, 수주금액(1000억원)의 8%인 80억원을 받기로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가운데 60억원은 오씨가, 나머지 20억원은 이씨가 각각 챙기기로 물밑 약속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씨가 이 회장으로부터 일단 10억원을 받아 3억원을 이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오씨 등에게 전달된 돈이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67)과 박 전 차관 등을 상대로 한 로비자금으로 실제 사용됐는지 집중 추궁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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