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호감 만들기

입력 2013-08-05 17:47   수정 2013-08-06 04:28

호감의 단계 거쳐서 사랑도 결실
기업·정부도 고객의 호감 얻어야

김영민 <특허청장 kym0726@kipo.go.kr>



사랑이 시작되기 직전의 감정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호감(好感)일 것이다. 서로 좋은 감정이 먼저 싹터야 사랑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유명인의 열애설이 언론에 흘러나올 때, 이를 인정하는 인터뷰 코멘트의 대부분은 “호감을 갖고 만나가는 단계”라는 것이다. 이렇게 일단 호감을 갖게 되면 말과 행동에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연락을 자주 하고, 만났을 때 아이컨택이 잦으며, 소소한 스킨십을 하려 한다는 것.

생각해보면 필자도 아내의 손을 살포시 잡으며 호감을 표현했던 것 같다. 아내는 그때 “이 사람이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이렇게 서로 오가는 ‘호감 신호’를 잘 인지해야 사랑의 결실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페이스 북에 올린 글에서도 ‘좋아요(like)’ 수로 친구의 호감 정도를 확인한다. 페이스 북의 결정적인 성공요인이 2010년 도입한 ‘좋아요’ 버튼이라고 말하는 전문가까지 있는 것을 보면 호감은 비즈니스 전략에서도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미국 조지타운대의 로히트 바르가바 교수는 ‘호감 경제학(Likenomics)’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한마디로 호감이 웬만한 경영전략을 이긴다는 것인데, 마케팅에서 이야기하는 브랜드 충성도와도 맥이 닿아 있는 것 같다. 그는 ‘TRUST’를 통해 호감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진실성(Truth), 연관성(Reliability), 이타성(Unselfishness), 단순성(Simplicity), 타이밍(Timing)의 첫 글자를 따서 네이밍한 것인데, 신뢰(TRUST)로 네이밍되는 게 절묘하다는 느낌도 든다.

기업과 소비자 관계는 물론 정부와 국민의 관계에서도 호감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허청도 마찬가지다. 특허고객의 호감이 높아질수록 신뢰와 지지가 쌓이고 나아가서는 사랑받는 부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요즘 친절과 신뢰가 바탕이 된 심사서비스를 특허고객에게 제공해 호감도를 좀 더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특허, 상표 등 지적재산권을 출원하는 고객들이 원하는 시기에 빠르고, 편리하며, 정확하게 심사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특허심사 품질제고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자출원 포털사이트 ‘특허로’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하고, 무료 특허정보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의 이용도 만족스럽도록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꾸준히 해 특허고객의 ‘호감 신호’를 느끼고 싶다. 또한 ‘특허고객의 호감 만들기’를 지속할 것이라 다짐해본다.

김영민 <특허청장 kym0726@kipo.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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