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단속
올 여름 전기 사용량을 의무적으로 줄여야 하는 전력 다소비 업체 10곳 중 2곳꼴로 전력 사용을 줄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의무 감축 첫날인 지난 5일 감축 대상 2637개 업체 가운데 18.1%인 476곳이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6일에도 비슷한 수준인 14.9%(393곳)가 감축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올 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시간당 최대 소비전력 5000㎾ 이상을 사용하는 에너지 다소비 업체 2637곳은 이달 30일까지 피크시간대인 오전 10~11시, 오후 2~5시에 전력 사용량을 의무적으로 줄여야 한다. 업체별로 5월30일~6월14일 열흘(평일) 동안 사용한 하루 평균 전력량 대비 3~15% 감축해야 하는 것. 전력당국은 이를 통해 전력량을 220만~280만㎾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감축 의무를 처음 어기면 경고로 끝나지만 두 번째 어길 때부터는 하루 50만원씩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과태료가 미미해 절전에 동참할 유인이 생기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기간에 전력 감축 목표치를 지키지 않아도 과태료는 최대 9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과태료는 산정 및 이의신청 접수, 지방자치단체 통보 등을 거쳐 이르면 11월께 부과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20%에 가까운 업체들이 전력 감축 목표를 지키지 않는 것은 과태료를 내더라도 시설을 가동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 시행 이후 처음으로 문을 연 채 에어컨을 가동한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이 중구청으로부터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1차 경고를 받은 매장이 450여개에 달해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가 끝나는 이달 30일까지 과태료 처분 사례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날 서울의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위가 이어졌지만 예비전력은 정상 수준을 유지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에 들어가면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전력당국은 보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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