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역사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독립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교육부는 오는 12일 당정협의에서 최종 의견을 조율한 다음 곧바로 역사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8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역사교육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최상훈 서원대 역사교육과 교수와 토론자 6명 중 5명이 한국사의 수능 필수과목 지정을 주장하거나 그를 전제로 보완 방안을 제시했다. 필수과목 지정에 반대한 송호열 서원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이날 오전 급하게 섭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새누리당과 정부는 역사교육 강화 방안으로 ①한국사 수능 필수화 ②한국사 표준화시험(등급제) 시행 및 대입 연계 ③한국사능력 검정시험(국사편찬위원회가 시행 중) 대입 활용 ④한국사 표준화시험(패스·페일 방식) 고교 졸업 요건화 등 네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
주제 발표자인 최 교수는 “②안과 ④안은 학생들이 별도 시험을 또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③안은 학생들이 시험 한두 번 보고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며 “현재 한국사가 교육과정에서 필수과목이기 때문에 수능에서도 필수가 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 사회탐구 영역은 두 과목만 선택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다른 사회과목이 위축되는 것을 막으려면 한국사를 독립된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민병관 청량고 교장은 “인문계열뿐 아니라 자연계열이나 예체능계열 수험생도 모두 한국사를 응시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무성 한국교총 대변인은 “고교 한국사를 집중이수제에서 제외해 지속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수능 필수화 반대 측인 송 교수는 “학생들이 독도의 역사를 모르고 6·25 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 헷갈려 하는 것은 수능에서 한국사가 선택과목이기 때문이 아니라 학교에서 역사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가 수능 필수가 되면 1점이 아쉬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사교육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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