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지하경제 잡는 창조경제

입력 2013-08-08 17:18   수정 2013-08-09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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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거래로 이익 취하던 지하 웨딩시장
창조경제 IT시스템 도입하며 투명해져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주요 슬로건인 ‘지하경제 양성화’와 ‘창조경제 활성화’에 대한 평가와 의견이 많다. 슬로건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정책들이 부족해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비판도 있지만, 일선에서 ‘지하경제’의 문제점과 ‘창조경제’의 필요성을 몸소 겪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크게 공감이 가는 슬로건이다.

필자가 웨딩시장에 IT 시스템을 적용한 사업모델로 처음 진입한 13년 전, 제일 큰 어려움이 바로 ‘지하경제’의 장벽이었다. 서비스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IT 시스템 도입이 필수였는데, IT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모든 거래와 서비스 과정의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주로 영세한 개인사업자들인 협력사들은 거래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에 대한 저항이 매우 거셌다.

당시까지 관행적으로 이뤄진 현금거래를 통해 매출의 상당 부분을 누락하면서 이런 매출에 대한 세금을 수익으로 취해왔던 협력사들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저항이지만, 투명한 거래관행이 구축돼야 시스템 도입이 가능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풀고 가야 할 숙제였다.

이렇게 견고했던 ‘지하경제’의 장벽을 허물 수 있었던 것은 결과적으로 ‘창조경제’였다. 초창기 사업모델에서는 웨딩서비스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IT 시스템 안에 웨딩서비스를 단순하게 담아내려고만 했다. 그러다 보니 시스템을 위한 서비스가 돼버렸고, 고객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했을 뿐 아니라 부가가치 창출과도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서비스와 IT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노하우를 쌓으면서 서비스와 IT기술이 융합된 ‘창조경제’형 사업모델을 완성해 나갔다. 그러자 점차 고객이 늘어났고 그렇게 모인 고객 파워를 기반으로 차츰 ‘지하경제’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현재 우리 협력사들은 최소한 우리와의 거래에 있어서는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관리되고 성실한 납세가 이뤄지고 있다.

물론 아직도 많은 웨딩컨설팅 업체들이 ‘웨딩박람회’라는 이름으로 불투명한 현금 중심의 현장 판매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지하경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업계의 꾸준한 노력과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융합된다면 기존 ‘창조경제’ 사업모델들이 더 큰 힘을 받는 것은 물론, 더 많은 ‘창조경제’ 사업모델이 새롭게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창조경제’ 사업모델들이 결과적으로 ‘지하경제 양성화’의 첨병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태욱 < 아이패밀리SC·굿바이셀리 대표 ktw22@iweddi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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