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출력 강화 핵심 부품 2015년 양산체제 구축
원가절감·경쟁력 제고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가 첨단 자동차 부품인 터보차저(turbo charger) 국산화에 나섰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온 터보차저를 직접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완성차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현대위아는 8일 일본 IHI사와 손잡고 합작법인인 ‘현대위아 IHI 터보 주식회사(HWIT)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충남 서산에 공장을 설립, 2015년부터 터보차저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터보차저는 자동차 엔진에 많은 양의 공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출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2015년부터 터보차저 양산
현대위아는 이날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호텔에서 IHI사와 HWIT 설립 계약을 맺은 뒤 서산 일반산업단지 내 사업부지에서 터보차저 생산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정명철 현대위아 사장은 계약식에서 “두 회사가 합작회사 설립에 합의하기까지 15개월이 걸렸다”며 “양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히로무 후루카와 IHI 사장은 “(현대위아의 대주주인)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5위 자동차업체인 만큼 합작회사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현대위아는 내년까지 1차로 150억원을 투입, 생산시설을 갖춘 뒤 2015년에 연간 25만대(완성차 기준) 규모의 터보차저 양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 2019년까지 추가로 220억원을 들여 연간 생산량을 75만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엔진에 터보차저를 장착하면 출력과 토크가 높아진다. 현대차의 2000㏄급 가솔린 엔진에 이 장치를 달면 최고출력과 토크가 각각 68%, 85% 향상된다. 이 때문에 터보차저는 엔진 배기량은 줄이면서도 출력은 높이는 ‘다운사이징 기술’의 핵심 역할을 한다.
정 사장은 “터보차저는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고 연료효율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며 “합작공장 설립은 변속기와 공작기계를 주로 생산해온 현대위아가 첨단 부품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 75만대 생산체제가 구축되면 연간 3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기술 이전 받아 핵심부품 국산화
합작사인 HWIT의 지분은 현대위아와 IHI가 각각 51%, 49%를 갖기로 했다. 합작 계약기간은 제품 양산 후 10년간으로 2015년부터 2024년까지다. IHI는 터보차저 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회사다. 도요타는 물론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피아트 등도 IHI의 주요 고객사다. 연간 2400만대 규모인 세계 터보차저 시장은 일본의 IHI와 미쓰비시, 미국의 하니웰과 보그워너 등 4개사가 96% 이상 점유하고 있다.
HWIT가 노리는 국내 시장은 연간 170만대 규모로 하니웰코리아가 50% 이상 차지하고 있다. HWIT는 터보차저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전량 국산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IHI는 이를 위해 2016년까지 터보차저의 핵심기술을 현대위아 측에 이전하기로 했다.
현대위아가 서산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을 본격화함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협력업체 동반이전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충남도 및 서산시와 서산 일반산업단지 내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현대위아가 2015년까지 42만9000㎡(13만평) 규모의 부지에 총 6000억원을 투자, 일자리 1000개를 만드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화성·서산=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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