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어릴때부터 은퇴준비 시작

입력 2013-08-11 15:47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 디자인 - (11) 자녀교육과 노후준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열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부모들에게 노후준비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조사한 ‘2012 한국인의 은퇴준비’에 따르면 은퇴 이전에 충분한 자금을 모으지 못한 주된 이유로 61%가 ‘자녀의 양육 및 교육비’를 꼽았다.

또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한창 성장하는 우리나라 40대의 경우 소비지출 가운데 교육비 지출이 19.6%를 차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녀의 사교육비에 대한 과도한 지출로 소비여력이 부족한 가구를 칭하는 ‘에듀푸어(Edu Poor)’란 말까지 만들어졌다.

자녀교육과 노후준비, 둘 중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그렇지만 무게중심을 어디에 둬야 할지 냉정히 고민해봐야 한다. 노후를 자녀에 의지해 보낼 생각이 아니라면 자녀교육에 투자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은퇴와 노후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의 노후보다 현재 자녀의 교육이 코앞에 있는 만큼 교육비에 우선 순위를 두게 되고 정작 노후 준비는 뒷전으로 미뤄지기 쉽다. 그러다 보니 아이 공부가 끝나고 은퇴준비를 하겠다는 막연한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상당수다.

한국 부모의 대부분은 자식의 대학교육까지는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만큼 자녀가 독립하고 나서 본인의 은퇴 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기간이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4~6년 정도 짧다.

노후 준비에 왕도는 없다. 적은 돈이라도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이면 결혼 전 직장을 다니면서부터 혹은 아이가 어려서 교육비의 부담이 덜할 때 노후준비자금을 먼저 떼어 준비해 두자. 그러면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 사교육비가 급증하는 시점이 돼도 노후준비자금과 겹치지 않도록 지출을 계획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의 지출에서 자녀교육비를 늘린다고 해도 노후자금을 줄이기보다 다른 영역에서의 지출을 줄이고 노후자금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모와 자식 간 진정한 독립이란 서로가 ‘건강한 자기 중심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부모가 자녀를 위한 희생을 줄이면서 자신의 노후독립을 준비할 때 ‘건강한 자기중심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눈앞에 성큼 다가온 100세 시대를 맞아 자녀를 위한 지출과 본인의 노후준비에 대한 균형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기출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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