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진짜 韓流"…태권도 공연에 미얀마 '들썩'

입력 2013-08-11 17:12   수정 2013-08-12 05:05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 亞순회공연

남녀노소 500명 체육관 가득 메워…방송사 총출동 전국에 실시간 중계
김기웅 총재 "양국 경제협력도 기대"



미얀마의 ‘경제 수도’ 양곤 중심가에서 차로 20분 남짓 거리에 있는 티엔퓨체육관. 지난 10일 오후 6시를 넘기면서 500석 규모의 체육관은 미얀마 전통의상인 론지(치마) 차림의 중장년층부터 10~20대 젊은 관객까지 모여들어 북적댔다. 체육관 밖에는 방송 중계차량이 자리잡았고, 방송카메라 및 사진기자들의 취재 경쟁도 이어졌다.

이들 미얀마 현지인을 들뜨게 만든 것은 서울에서 온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총재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문화공연단의 태권도 시범 및 한국무용, K팝 공연이었다. ‘경이로운 태권도!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주제로 한 문화공연이 시작되자 양곤 시민은 공연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특히 대학생 유단자로 구성된 태권도 시범단이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날렵한 발차기로 두꺼운 송판을 산산조각낼 때마다 관람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싸이의 히트곡 ‘젠틀맨’과 ‘오빤 강남스타일’에 맞춰 다소 코믹한 ‘태권도 댄스’를 선보이자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며 화답했다. 이곳에서 부는 K팝 등 한류 열풍을 반영하듯 슈퍼주니어 ‘쏘리쏘리’, 샤이니 ‘딩딩동’, 빅뱅 ‘붉은노을’ 등 아이돌그룹의 노래가 나올 땐 대부분의 젊은이가 함께 따라불렀다.

출연진과 관객들이 무대에서 하나로 어우러져 합창한 ‘We are the world’는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공연장에서 만난 미얀마 타임지의 사진기자 르윈 코 타이크는 “태권도, K팝, 한국무용을 한데 묶어 스토리로 엮은 공연은 정말 대단했다”고 말했다. 1시간30분 정도 이어진 문화공연은 미얀마 주요 방송사 MRTV, MR TV4, SKY NET 등에 의해 전국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본공연의 좌석표를 구하지 못한 수백명의 시민은 이날 아침 체육관을 찾아 리허설 공연을 지켜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문화공연단 격려차 양곤을 찾은 김기웅 총재는 “태권도 및 K팝 공연을 통한 한·미얀마 간 체육·문화 교류가 경제협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미얀마의 우수한 인재, 풍부한 자원 등과 한국의 자본 및 경제개발 노하우가 합쳐지면 가장 이상적인 경제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먀 한 미얀마태권도협회장도 “한국이 태권도 사범을 파견해 미얀마의 태권도 국가대표를 지도하는 등 미얀마 태권도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문화공연을 통해서도 두 나라가 더 가깝게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장에는 미얀마 측에서는 민트 수이 양곤 주지사, 띠웅 타이 미얀마 체육부 차관, 라민 양곤 시장 등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이 부인과 함께 찾았다. 한국 측에선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 이사인 이희범 경영자총연합회장, 김해용 주미얀마 대사, 박철호 KOTRA 양곤무역관장, 박정환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법인 대표 등이 참석했다.

태권도 문화공연단은 미얀마에 이어, 싱가포르(13일), 베트남(15~17일)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은 미국 평화봉사단을 모델로 200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매년 세계 각국에 태권도 봉사단과 문화공연단을 파견하고 있다.

양곤=김수찬 기자 ksch@ 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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