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NHN·카카오도 우리 통해 빵 주문하죠"

입력 2013-08-11 17:42   수정 2013-08-12 17:06

온라인 빵 배달업체 '헤이브레드'

맛있는 빵 엄선해 가정까지 배달…젊은 주부·기업들도 주문
티몬 성장 지켜보면서 창업 결심…"오프라인 비효율 IT로 해결할 것"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모아 배달해 드립니다.’

작년 10월 서비스에 들어간 헤이브레드는 서울 유명 빵집의 빵을 수도권의 각 가정과 기업에 배달해주는 일을 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이나 게임을 만드는 일반적인 스타트업들과 많이 다르다. 지난 9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난 유민주 헤이브레드 대표(29)는 “웹에서만 이뤄지는 서비스 중에서도 유익한 것들이 많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뭔가를 한다는 게 성향에 맞지 않았다”며 “오프라인에서의 비효율을 정보기술(IT)의 힘을 빌려 해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식품의 유통 구조를 바꿔 보겠다는 게 헤이브레드의 목표다. 앞으로 빵뿐만 아니라 식품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생산자를 돕고, 소비자들은 믿을 수 있는 음식을 편리하게 주문해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맛있는 빵만 엄선·배달

유 대표가 생각한 오프라인에서의 비효율이란 맛있는 빵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는데, 이를 사먹기 위해서는 직접 찾아가는 방법밖에 없다는 점에 있다. 그는 “2011년 창업하기로 마음먹고 있을 때 홍대나 가로수길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빵을 사먹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사람들이 더 쉽고 편하게 빵을 사먹을 수 있게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에서 어렵게 공부하고 돌아와 맛있는 빵을 만드는 셰프들이 늘었지만 잘 알려지지 못하고 있는 점도 비효율”이라며 “실력 있는 동네 빵집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작년부터 이슈가 된 프랜차이즈와 동네 빵집의 문제도 IT를 활용한다면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그는 작년 4월부터 6개월간 맛있다고 소문난 빵집을 돌며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생각처럼 순조롭게 되진 않았다. 하지만 몇 번이고 찾아가 얘기를 나누면서 9곳을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유 대표는 “좋은 재료, 빵의 맛, 셰프의 경력 등 세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곳만 엄선했다”며 “헤이브레드에서는 믿을 수 있고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는 평판을 쌓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및 PC 웹사이트에서 받고 있는 빵 주문은 매일 오전 11시에 마감된다. 각 빵집에서 빵을 받아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배달을 완료한다. 배송은 식품전문 배달업체가 맡고 있다. 그는 “주 고객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30~40대 주부들”이라며 “최근에는 NHN, 다음, 카카오 등 IT기업에서도 조식이나 간식용으로 배달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티몬이 간다’ 저자에서 창업자로

유 대표는 2011년 ‘티몬이 간다’라는 책을 펴낸 저자다. 전혀 창업에 관심이 없던 그는 이 책을 쓰면서 진로를 바꾸게 됐다. KAIST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미시건주립대학에서 금융공학 석사 과정에 있던 유 대표는 증권이나 금융이 원래 생각했던 진로였다. 그러다 티켓몬스터를 창업하는 데 KAIST시절 룸메이트였던 친구를 소개해 주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SK하이닉스에서 병역특례로 일 하면서 직장 생활에 대한 실망도 하던 참이었다”며 “그때 티켓몬스터 친구들이 고생을 하면서도 직접 하나의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재밌어 보였다”고 말했다.

헤이브레드 직원은 이제 9명. 매월 매출은 20%씩 늘고 있지만 아직 적자 상태다. 하지만 ‘신선식품 큐레이션 커머스’를 목표로 대기업과의 경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유 대표는 “대기업들이 프리미엄 식품유통에 나서고 있지만 너무 비싸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며 “헤이브레드는 합리적인 가격에 믿을 수 있는 식품을 사 먹을 수 있는 곳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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