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 협죽도와 투구꽃 달여 살해…보험금 28억 노려

입력 2013-08-12 16:02   수정 2013-08-12 20:34

무속인이 독초인 협죽도와 투구꽃을 달인 물을 지속적으로 지인에게 마시도록 해 심장마비로 숨지게 한 후 사망보험금 28억원을 보험사에 청구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12일 동반자살을 하자고 지인을 꼬드겨 자살하게 한 후 사망보험금 수십 억 원을 청구한 혐의(위계에 의한 살인)로 무속인 박모씨(26·여)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평소 알고 지낸 A씨(35·여)에게 지난해 9월 21일부터 독초인 협죽도와 투구꽃을 달인 물을 지속적으로 마시도록 하고, 같은 해 10월 10일 경남 김해의 한 모텔에서 심장마비로 숨지게 해 A씨의 사망보험금 28억원을 보험사에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협죽도는 화려한 꽃잎과 푸른 잎으로 조경수 등으로 사랑을 받지만 맹독성 식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섭취시 치명적인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투구꽃 역시 자주색 꽃잎을 자랑하며 관상용으로 많이 심지만 유독식물로 뿌리에 강한 독이 있다.

박씨는 A씨와 동반자살할 뜻이 없음에도 A씨에게 '세상 사는 게 힘드니 함께 보험에 가입하고 자살하고'고 꼬드겨 A씨가 자살을 결심하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박씨는 지난해 9월 14일 A씨를 종신보험에 가입시키고 A씨가 숨지기 전인 10월 2일 수익자를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보험금을 수령하려 했다.

보험설계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박씨는 풍부한 보험 관련 지식으로 A씨를 직접 살해하지 않고 병사로 보이게 만들었다.

보험사는 그러나 A씨가 보험가입 26일 만에 사망한 점과 사망 8일 전 수익자가 바뀐 점 등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인터넷으로 '협죽도의 독성분'·'협죽도를 복용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된 사연' 등을 검색하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평소 주관이 뚜렷하고 생활력이 강한 편이었지만 박씨와 만남 이후로 무속 신앙에 빠져 박씨의 신력을 맹신했다고 알려졌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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