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가 제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4년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볼트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7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 9초85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네스타 카터(자메이카·9초95)가 뒤를 이었다.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대회에서 9초58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첫 금메달을 목에 건 볼트는 2011년 대구대회에서 부정 출발해 충격적으로 실격당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볼트는 이날 우승으로 4년 만에 정상을 되찾으면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틀어 유일하게 결승에서 실패한 ‘대구의 악몽’을 깨끗이 날려버렸다.
세계선수권대회 통산 6개째 금메달을 따낸 볼트는 역대 최다관왕인 미국의 ‘육상 전설’ 칼 루이스(8개)에 두 개 차이로 다가섰다. 남은 200m와 400m 계주에서도 우승해 2009년 베를린에 이어 두 번째 단거리 3관왕에 오른다면 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날 볼트의 기록은 자신이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수립한 세계기록(9초58)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역대 17위에 해당한다. 좋은 기록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비가 퍼붓는 악조건에서 세운 기록이어서 충분히 실력을 입증했다고 평가받는다.
총성이 울리자 볼트는 출발 반응시간 0.163초 만에 스타팅 블록을 박차고 나섰다. 게이틀린과 함께 이날 레이스를 펼친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늦었다. 케마르 베일리 콜(자메이카·0.186초)을 제외하면 볼트보다 늦게 출발한 선수는 없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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