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부엌서 좀 놀았더니^^…억대 연봉 눈앞에 ㅋㅋㅋ

입력 2013-08-12 17:04   수정 2013-08-12 21:46

한샘 iK TR팀
장우석·양지영·권오민 씨




한샘 ‘부엌가구 유통관리직’(iK TR·인테리어키친 테리토리 레프리젠터티브) 입사 3년째인 장우석 TR(28)의 지난해 연봉은 8000만원. 기본급 3000만원에 매월 받은 인센티브 5000만원을 합해 총 8000만원이 됐다. 장TR의 올해 목표 연봉은 1억원이다.

입사한 지 만 4년 된 권오민 TR(30)의 지난해 연봉은 7800만원이었다. 권TR은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연봉 이야기를 하면 깜짝 놀란다”며 “내 이야기를 듣고 직장을 옮겨와 함께 일하는 친구만 5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첫 직장을 은행에서 시작한 양지영 TR(28)은 행원 생활을 접고 한샘 iK TR에 지원한 입사 3년차 영업우먼이다. 양TR은 “은행에서 일할 땐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티’가 나지 않았는데 여기는 일한 만큼 보상이 커서 좋다”고 말했다. 양TR의 지난해 연봉은 4800만원이었다.

이들은 한샘 홈인테리어 제품 견적부터 설계, 고객상담, 시공관리까지 책임지는 부엌가구 유통관리자들이다. 사내에선 보통 ‘iK TR’로 불린다. iK TR은 한샘 본사와 전국 사업소에 근무하면서 담당 상권 인테리어 전문업체(제휴점)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 한샘의 부엌가구 브랜드를 유통시키는 영업직원이다. 전국에 300여명이 근무 중이다.

국내 부엌·인테리어 가구 1위 업체인 한샘(대표 최양하)에 iK TR로 들어와 입사 3~4년 만에 억대 연봉을 꿈꾸는 직원 세 명을 만나 입사과정과 업무에 대해 들어봤다.

◆온 가족이 한샘맨…친구 따라 입사

장TR의 운명은 인테리어 시공업자인 아버지 사업장에서 한샘 iK TR인 이동율 과장을 만나면서 바뀌었다. 양산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장TR은 아버지 사업장을 찾는 이 과장에게서 묘한 매력을 느꼈다. “많은 영업사원이 아버지를 찾아왔지만 그는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 성장시키려고 했어요.” 이 과장과 상담해 회사를 옮긴 장TR은 보험영업을 하는 동생에게도 iK TR을 권유, 지금은 온 가족이 ‘한샘맨’이 됐다.

권TR은 한샘 영업부에서 근무하는 친구 권유가 계기였다. 대학에서 인테리어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친구 따라 강남가듯 한샘영업맨이 됐다”며 “책으로는 부족했던 현장공부를 하면서 돈까지 벌게 됐다”고 말했다. 취업박람회에서 iK TR 직무를 접한 양TR은 일반 영업과는 다른 매력에 지원했다. 양TR은 “제휴점 사장과 상담하고 고객이 원하는 인테리어 마감 등에 대한 꼼꼼함은 여성에게 오히려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고액 연봉의 보상 뒤엔 남모를 어려움도있지 않을까. 권TR은 매출 압박이 심하지만, 인센티브라는 보상에 이겨낸다고 말했다. “저의 월 매출 목표가 1억5000만원입니다. 목표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피할 수 없기에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제휴점 고객이 말도 안 되는 클레임을 해올 때면 정말 곤란하더라고요. 적절하게 대응하는 지혜도 필요한 것 같아요.” 여성인 양TR은 “처음엔 남자 사장님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모르는 건 묻고 또 물으면서 도움을 요청했더니 지금은 오히려 남성 TR보다 더 좋아한다”고 전했다.

iK TR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해 장TR은 성실함을 첫손에 꼽았다. “아침 7시에 출근해 저녁 8~9시까지 일해야 하기에 시간관리를 통한 뚜렷한 목표의식이 중요합니다.” 일을 하면서 메모하는 습관을 갖게 된 권TR은 “결국 고객만족으로 제휴점 사장의 추가 주문을 받을 수 있기에 꼼꼼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대 영업지역장, 40대 임원’이 꿈

입사 당시 면접 땐 어땠을까. 억대 연봉을 꿈꾸는 장TR이지만, 면접 때는 아찔했다고 말했다. “‘지방대 출신이면서 2년제 대학을 나왔는데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잠시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여기서 한번 승부를 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스펙은 부족하지만 자신감과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기에 해낼 수 있다’고 대답했죠.”

권TR도 스펙보다는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양TR은 ‘준비된 영업우먼’임을 내세웠다. “면접관이 ‘여성인데 영업을 잘할 수 있겠느냐’고 물으셨어요. 대학시절부터 영업을 꿈꿔왔고 TR의 메리트가 뭔지, 부엌가구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강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죠.”

이 회사 입사자의 20% 정도는 첫 6개월 훈련기간에 그만둔다. 장TR은 그 6개월이 입사 전 3년간 일했던 것보다 더 많이 배운 시기라고 했다. “당시 선배가 결혼하면서 제게 자신의 휴대폰을 맡기고 갔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수습인 제게 말이죠. 선배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1주일이 마치 10년처럼 길었지만, 그 선배의 업무를 잘 처리해 1주일 만에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어요. 그때의 경험이 지금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권TR은 그때의 6개월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제게 그래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달라졌느냐고요. 이전엔 목표도 없었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는데 6개월의 훈련을 통해 목표가 생겼고 자신감을 얻었어요.” 양TR은 “상담부터 설계, 발주, 시공, 감리, 감독까지 혼자서 결정하고 처리해야 하기에 강한 집중력과 책임감을 기르는 시기였다”고 말했다.>한샘 교육팀 관계자는

“초기 6개월은 훈련과 동시에 정신무장 기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제휴점 사장을 감동시키는 감동역량 교육, 프로 세일즈맨으로 거듭나는 멘탈교육, 상담·설계·발주 등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물류역량을 가르치고 상대를 설득하고 화법을 제시하는 고객만족 교육도 이 기간에 이뤄진다.

20대에 억대 연봉을 꿈꾸는 이들의 다음 목표는 뭘까. 양TR은 “본사에서 인사교육 전문가로 성장해 나보다 더 훌륭한 TR을 양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TR은 “내년 상반기엔 영업팀장이 되고 싶다”고 소개했다.

권TR은 10년 후의 꿈을 내비쳤다. “회장께서 항상 말씀하세요. ‘페덱스 CEO(최고경영자)는 운전기사 출신이었고, 제너럴일렉트릭(GE) 임원 중 아이비리그 출신은 10명도 안 됐다’고요. 저도 학벌은 밀리지만 30대에 영업지역장을 거쳐 40대 초반엔 임원이 되는 꿈을 꾸고 있어요.

공태윤 기자 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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