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하이마트 인수 효과, 롯데그룹 2분기 득점냈다

입력 2013-08-12 17:18   수정 2013-08-12 22:23

2분기 주요 그룹사 실적 분석

하이마트 시너지 본격화…롯데하이마트 영업익 2배로
포스코 등 실적 악화됐지만 中 수요에 주가 흐름 개선 기대
삼성전자-非삼성전자 격차 커져



롯데그룹 상장사들이 활짝 웃었다. 중후장대형 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 현대중공업그룹 등은 울상이었다. 삼성그룹에선 삼성전자와 나머지 계열사 간 격차가 더욱 뚜렷해졌다.

한국경제신문이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지난 12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0대 그룹 45개 계열사를 분석한 결과 대외 경제 상황에 영향을 덜받는 계열사를 둔 그룹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았다.


○합병 시너지 득본 롯데그룹주

45개 상장사의 2분기 총 매출은 164조99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3% 늘었다. 총 영업이익은 20조8145억원으로 21.21% 증가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6.28% 감소했다. 크게 개선되지도 악화되지도 않은 ‘성적표’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룹사별로는 명암이 뚜렷했다.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은 곳은 롯데였다. 하이마트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된 덕분으로 분석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34%, 영업이익은 96.24% 급증했다. 롯데쇼핑 매출은 18.78%, 영업이익은 14.75% 늘었다. 롯데케미칼 영업이익도 지난해 478억원 적자에서 올 2분기 69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롯데하이마트는 무더위로 에어컨 판매 매출이 늘어난데다 롯데카드와의 연계판촉으로 대형 가전제품 판매에 날개를 단 점이 실적에 반영됐다. 하반기엔 롯데쇼핑의 가전전문매장인 디지털파크가 하이마트로 전환할 예정이어서 기대도 크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과 롯데하이마트 간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롯데하이마트는 유통업체 중 20%가 넘는 외형상장이 나타나는 유일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내수업종이 강세를 보인데 비해 중후장대형 수출업종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 2개 종목이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뒷걸음질쳤다. 포스코는 매출은 5.37% 줄었고, 영업이익은 30.55% 쪼그라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도 현대중공업이 매출은 4.45%, 영업이익은 20.21% 위축됐다. 다만 좋지 않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들 종목의 주가 전망은 그리 암울하지 않은 편이다. 윤관철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주의 경우 중국 수요가 개선 중이고 가격메리트도 부각된 만큼 하반기엔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빈부격차 커진 삼성그룹주

그룹사 내에서도 명암이 크게 엇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14개 상장사가 실적을 발표한 삼성그룹에선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크레듀 4개사만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대, 영업이익은 40%대 증가했다.

적자전환한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삼성SDI(-60.91%), 삼성정밀화학(-56.12%), 삼성카드(-54.53%), 제일모직(-33.91%) 등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LG그룹에선 LG유플러스(흑자전환), LG생명과학(379.67%), LG하우시스(189.38%), LG이노텍(110.74%)이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대신 LG전자(-8.99%), LG상사(-66.61%)는 부진했다.

현대차그룹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영업이익이 5.19%와 8.53% 줄었으나 현대건설은 영업이익이 27.45% 개선됐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같은 그룹 내에서도 선진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타는 수출주보다는 기복이 적은 내수업종의 성적이 양호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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