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죽으면 민생 파탄"…벼랑 끝 주택·건설업계 호소문

입력 2013-08-12 17:19   수정 2013-08-13 01:21


대한건설협회 등 건설단체총연합회(건단련) 소속 18개 단체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한국가구산업협회 등 7개 중소 상공인 단체 등은 12일 정치권과 정부에 주택시장 정상화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25개 주택·건설 관련 단체는 이날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국내 건설시장 규모가 10년 전 수준으로 축소됐다”며 “이로 인해 연간 약 13만명의 건설근로자 일자리가 줄고, 이사업체의 40%가 휴·폐업하는 등 중소 자영업자와 서민 가계가 파탄지경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최삼규 건단련 회장은 “근로자와 서민의 생존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4·1 부동산 대책’ 등 민생법안 처리를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취득세 영구 인하와 국회에 계류 중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 등 ‘4·1 대책’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이대로 가면 한국 건설업계 몰락 시간문제"

그동안 주택·건설단체끼리 연합해 건설사업 회생대책을 요구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관련 산업 협회까지 가세해 무려 25개 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10여개 건설·주택협회들이 주택경기 활성화 방안 마련을 요구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그만큼 주택건설 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건설 수주액은 101조5000억원으로 7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건설시장이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미분양·미착공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처리 지연과 최저가낙찰제 공사 확대로 인한 저가낙찰구조의 고착화 등으로 주택건설업계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다. 하반기 주택건설 경기 전망은 더 어둡다. 올해 국내 건설 수주액은 98조7000억원으로 8년 만에 처음으로 100조원을 밑돌 전망이다.

그동안 건설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해외건설 시장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규모는 중동 플랜트 등의 위축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321억달러에 그쳤다. 과당경쟁에 의한 저가 수주로 수익성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주택건설업계의 위기는 이삿짐·부동산중개·인테리어·가구 등 연관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주택건설업과 관련된 연관산업이 서민경제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주택·건설업 종사자와 연관산업 종사자는 약 250만명. 4인 가족 기준으로 1000만명 가까이가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셈이다.

박상규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해 중개업소 1만6500여곳이 폐업하고 10만명이 종사하는 이사업체는 40%가 휴·폐업하는 등 연관 업종이 ‘공멸 위기’에 내몰리고 있어 더 이상 이를 방치할 경우 주택건설산업의 몰락과 서민경제 파탄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건설업계가 회생불능 상태에 빠지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은 ‘주택시장 회복의 최소 조치’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등 ‘4·1 부동산대책’ 관련 법안만이라도 국회 처리가 가능하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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