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14년차 베테랑으로 캠핑의 즐거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야외 숯불 바비큐다. 적당한 숯불에 고기가 익어가는 냄새는 그야말로 말이 필요 없는 캠핑이 가져다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국내 캠핑인구가 몇 년 사이에 백만명으로 늘어나고 전국 주요 관광지에 속속 생겨난 오토캠핑장만도 400여 곳을 육박하고 있다. 캠핑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면 여름 한철이던 캠핑시즌이 4계절 캠핑으로 진화하고, 캠핑용품 역시 대중화에서 고급화 추세로 급변하고 있다. 텐트중심의 캠핑에서 구색을 갖춘 용품중심의 캠핑으로, 간소한 캠핑에서 완벽한 캠핑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캠핑 문화의 변화와 함께 캠핑장 바비큐 문화에도 변화의 기류가 뚜렷하다. 오토캠핑장의 해질 무렵 진동하던 삼겹살 굽는 냄새와 자욱한 연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오토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영근(46)씨는 “몇 년 전 저녁시간이면 삼겹살 굽는 연기로 일대가 자욱하게 되었는데, 최근에는 연기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캠핑족들이 사용하는 바비큐 장비의 고급화 때문이다. 숯불에 석쇠를 올리고 고기를 구워 먹던 것에서 다양한 야외용 바비큐 그릴과 꼬치창 등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구입 장소 또한 변화했다.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던 예전과는 달리 현지에서 신선한 지역 로컬 축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하게 된 것.
이혜진(37)는 “요즘은 캠핑장비가 고급이라서 캠핑용품 만으로도 자동차 트렁크가 꽉 차기 때문에 먹거리를 실을 공간이 부족하다"며 "캠핑장과 인접한 곳에 직거래방식의 농축산물매장이 늘어나 먹거리는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겹살이 싸고 좋기는 한데 숯불에 구우면 기름이 자꾸 떨어져 치솟는 불길 때문에 고기를 다 태워버리거나 연기 그을음에 냄새도 심해서 요즘은 소고기를 많이 구워 먹는다"고 덧붙였다.
연인 간 데이트를 즐기는 텐트 마니아도 늘어나면서 낭만적인 바비큐 문화도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바비큐 낭만에 필수적인 것이 꼬치다.
먹기 쉽고 우아하게 즐길 수 있고, 무엇이든 꼽기만 하고 돌리면 구워먹는 재미가 또 다른 매력을 더해준다. 감자에 소시지를 더하고 각종 야채와 어묵까지 더한 종합 꼬치구이에 소주대신 와인으로 입가심하며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분위기 있는 음악까지 더하면 둘만의 낭만 캠핑의 묘미가 무르익는다.
캠핑장에 와인이 등장하면서 생겨난 것이 생선 구이다. 화이트 와인과 곁들이는 생선구이 맛 또한 일품이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생선구이를 빼놓지 않고 챙긴다고.
이창관 영월 다하누촌 이사는 “인근 영월 주천강과 법흥계곡 일대에 오토캠핑장이 늘어나면서 포장 판매를 요구하는 캠핑장 고객들이 부쩍 늘어났다"며 "인근 식당에서 먹기 위해 구매하던 예년에 비해 최근에는 포장판매 비율이 30% 이상은 증가했다"고 전했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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