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과부들’로 주요 연극상을 휩쓴 극단 백수광부는 폭우가 쏟아지는 밤이 유난히 많은 올여름, 납량특집으로 어울릴 만한 기괴하고 이상한 이야기를 올해 첫 신작으로 올렸다. 서울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죽음의 집 2’다. 윤영선 작가(1954~2007)의 미발표 유작을 후배인 최치언 작가가 재창작하고 극단 대표인 이성열 씨가 연출했다.
연극은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 ‘시골의사’와 ‘변신’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두 소설을 기본 모티프로 삼았다고 했다. 극은 두 소설을 섞어 놓은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몽환적이고 한국적이다. 예를 들면 변신한 아들에 대한 가족들의 태도다.
‘변신’에서 가족들은 커다란 곤충으로 변한 아들을 경멸하고 죽이려 들지만, 이 작품의 가족들은 무능한 아들을 어떻게든 사람으로 만들어 보려고 애쓴다. 두 딸은 족제비 등으로부터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초를 서고, 말하지 못하는 처녀는 오빠를 사람으로 되돌리기 위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먹인다. 난데없이 휘말린 시골 의사에겐 이 모든 것이 ‘한여름밤의 악몽’이다. 구원자로 초빙된 의사는 뭔가 해보려고 애쓰지만 무엇 하나 해결할 능력이 없다.
극은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절박함과 분노, 인간과 자연의 충돌, 좌표를 상실한 현대인의 무기력함 등을 통해 생명에 대한 존중과 인간에 대한 예의를 이야기한다. 등장인물들이 황당무계하고 비논리적인 상황 전개 속에서 좌충우돌하며 때로는 웃음을 자아내고 때로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극 후반부에 화전민 집에 얹혀사는 사내가 ‘흰 쌀밥’과 ‘다방 레지가 날라다 주는 커피 한잔’을 주제로 길게 늘어놓는 사설은 고리타분하고 지루하다. 극의 템포를 흩트려 놓는 느낌이다. 프리뷰 공연에서 보여준 배우들의 호흡은 좀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공연은 오는 22일까지, 2만50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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