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7차 실무회담…남북 '재발방지 수정안' 거듭 제시

입력 2013-08-14 17:11  


개성공단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해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제7차 실무회담에서 남북은 재발 방지책을 중심으로 입장을 조율했다.

20일 만에 마주앉은 남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시작했다. 오전 10시 시작된 전체회의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총국 부총국장은 “꼭 20일 만에 만났는 데 날씨도 많이 변하고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직전 회담이 후속회담 날짜도 잡지 못하고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끝났지만 이번 회담에 임하는 자세는 달라졌음을 내비친 것이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남북 대표들이 개성공단을 발전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마음,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을 해나간다면 어떤 문제들도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박 부총국장은 “김 단장과 내가 다 같이 공업지구를 놓고 품앗이를 하는데 날씨도 좋고 서로 김을 잘 매면 참 좋은 작황이 나올 것 같다”며 “충분히 우리가 대화할 김을 다 맸다고 생각한다. 오늘 회담을 통해 남측이 적극적으로 토의에 나온다면 8월15일을 앞두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지난 7일 조국평화통일 특별담화에서 밝힌 내용을 중심으로 자기 측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당시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이유라고 주장했던 남측의 ‘정치·군사적 행위’에 대한 언급을 빼는 동시에 재발 방지의 주체로 ‘남과 북’을 함께 내세우는 입장을 보였다.

우리 측은 이번 회담에서 재발 방지 보장에 중점을 두고 개성공단 공동위원회 구성, 공단 국제화 등을 위한 방안을 설명했다고 이 당국자가 전했다. 우리 측은 이날 오전회의에서 합의문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오후 3시50분에야 2차 수석대표 접촉에 나서는 등 장고를 거듭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초청 강연회에서 “북한이 갑자기 회담을 제의한 것을 두고 우리 사회에서 ‘북한이 굴복했다’는 표현을 쓰는 것을 봤는데 정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인지 불행인지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를 일으켰고, 이 문제가 안 벌어졌으면 더 좋았겠지만 (결국) 벌어졌다”며 “그렇다면 여기서부터 남북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하고, 그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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