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중산층 개념은
美, 정치·사회봉사 등 시민의식 중시…英, 페어플레이하고 자신의 신념 가져야
“외국어 한 개쯤 할 줄 알고, 스포츠를 즐겨야 하며,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한다.”
조르주 퐁피두 전 프랑스 대통령이 공약집에서 제시한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이다. 문화소비와 삶의 질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서구 선진국들은 역사적 배경 아래 제각기 중산층을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는 중산층을 말할 때 문화적 향유 정도를 강조한다. 퐁피두 전 대통령의 공약집엔 중산층의 조건으로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고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경제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 여력에 기반한 문화적 향유 능력을 더 중시한 것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중산층 조건으로 전문직 종사자와의 친밀성, 고급스러운 취미 등을 꼽기도 했다.
미국은 시민의식을 중시한다. 미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중산층은 △자신의 주장에 떳떳하고 △사회적 약자를 도와야 하며 △부정과 불법에 저항하고 △테이블 위에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비평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을 이끄는 리더그룹은 아니지만, 정치와 사회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야 한다. 지난해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모금한 정치자금은 7억4500만달러(약 8000억원)로 이 중 45%가 200달러(약 22만원) 미만 소액기부였다. 자원봉사자 대부분도 소득분위 40~60%에 해당하는 중산층이었다.
영국은 고전적인 ‘미들클래스(middle-class)’로서의 중산층을 제시하고 있다. 옥스퍼드대가 정한 영국 중산층 기준은 △페어플레이를 하고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지며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불의와 불법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사람이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에 따르면 영국인이 생각하는 중산층 필수 요건은 직업(49%)과 학력(47%)으로 집안(40%), 소득(27%)보다 높았다.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아(45%) 학위만 취득해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런 점을 감안해 지난 4월 학력과 문화 향유 등을 포함한 새로운 사회 계급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도 중산층 조건으로 문화소비나 직업 안정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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