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DMZ' 테마株…"경협 수혜" 설치는 주가

입력 2013-08-16 17:34   수정 2013-08-16 22:34

코아스·삼륭물산 등 일제히 상한가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식에서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자고 북한 측에 제안하면서 16일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창조경제 수혜주에 이은 새로운 ‘박근혜 테마주’로, 남북 경협· 개성공단주를 이어갈 남북 관계 개선 수혜주라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DMZ 부근 부동산 가진 회사 ‘상한가’

이날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이 유력한 지역으로 경기 파주, 강원 철원과 고성 등이 거론되자 해당 지역과 인근에 토지를 갖고 있는 상장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상한가를 쳤다.

경기 파주에 공장과 물류센터를 갖고 있는 가구 제조업체 코아스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505원에 장을 마쳤다. 코아스는 DMZ 세계평화공원 기대에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역시 파주에 공장 부지를 둔 우유팩 등 종이상자 제조업체 삼륭물산은 2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파주에 본사와 연구소를 둔 루보, 창고가 있는 이화공영, 공장과 본사가 있는 지엠피 등도 상한가를 나타냈다.

DMZ 세계평화공원 효과는 조성 예상 지역 부근에 부동산이 있는 상장 기업 주가에도 영향을 줬다. 경기 포천에 석산이 있는 일신석재, 평택에 공장을 세운 하츠, 동두천에 본사와 공장을 둔 딜리 등도 상한가였다. 연천에 공장이 있는 삼영홀딩스는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나 매도가 이어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4.45% 오른 1760원에 마감했다. 자연과환경은 공원 조성사업자라는 이유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현대상선, 8일 이후 58.70% 상승

남북경제협력 관련주와 개성공단 관련주 중 현대상선은 남북 관계 정상화에 따른 실적 기대로 올 들어 최고가를 찍었다. 금강산 관광사업 개발권을 지닌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은 전 거래일보다 6.94% 오른 2만4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상선은 남북 실무회담 재개소식이 알려진 지난 8일부터 58.70% 상승했다.

대다수 남북경제협력 관련주와 개성공단 관련주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미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기대가 주가에 상당수 반영돼서다.

지난 8일 14.92% 상승했던 로만손은 이날 7.59% 하락한 85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4일 공시한 로만손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에 총 50억원가량의 시설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진 좋은사람들은 0.91% 상승했다.

금강산관광지구에 리조트를 보유한 에머슨퍼시픽도 지난 8일부터 4일간 무려 67.93% 올랐지만 이날은 오히려 4.11% 하락한 9330원에 마감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신원과 인디에프도 각각 2.65%, 3.96% 하락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재영솔루텍은 10.6% 급락한 2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지부진한 장세 테마주에 목말랐나

전문가들은 지지부진한 장세에서 높은 수익에 목마른 개인투자자들이 새로운 테마주를 찾던 끝에 DMZ 세계평화공원 관련주에 손을 뻗쳤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DMZ 세계평화공원에 따른 수혜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테마주 이상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준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뚜렷한 호재나 주도주가 없는 지지부진한 시장에서 어떻게든 수혜주를 찾아보겠다는 발상이 DMZ 세계평화공원 테마주 등장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그간 테마주 효과는 단기에 그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상용 SK증권 연구원도 “DMZ 세계평화공원과 관련해 확정된 사안이 없기 때문에 투자는 위험하다”며 “지금까지 상당수 테마주는 수혜 실체 없이 작전세력에 휘둘리다 주가 상승에 걸맞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열기가 사그라들었던 전례가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고운/윤희은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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