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소 "매매수요로 전환하는 정책 필요"

전세난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부동산 중개업소의 시름도 깊어졌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집단행동에 들어가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현장에서 어려움을 직접 겪고 있는 중개업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해결책은 뭘까.

18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바꾸는 것이다. 반포동의 조흥기 뉴월드공인 대표는 “집값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고 집을 소유하면 세금을 많이 내니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전세 공급은 적은데 수요는 많아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책은 전세 수요를 늘리는 방향으로 간다는 지적이다.

조 대표는 “전세자금 대출이 쉬우니 전셋값이 올라도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그대로 전세에 머무르는 부작용이 생겼다”며 “집을 살 수 있는 대출을 많이 해줘야지 전세대출을 늘리면 전세난을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반포동 동아공인의 나종구 대표는 “예전과 달리 집주인들이 전세자금 대출을 꺼리지 않으면서 전세 재계약률이 높아져 물량이 더 줄었다”고 전했다.

결국 주택 거래를 위한 지원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나 대표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줄 때 금액뿐만 아니라 평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의 지표가 되는 강남권의 매매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바뀐 시장의 패러다임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세는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 전제된 제도이기 때문에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대세인 시대로 회귀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잠원동의 이상규 행복공인 대표는 “이제는 수요자들이 월세로 옮겨갈 것인가, 매매로 돌아설 것이냐의 문제”라며 “정부와 정치권은 월세에 대한 지원책과 보완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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