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얼마나 빨리 중단하는가다. 미국 연방은행 총재들도 양적완화 규모를 올해 안에 축소하기 시작해 내년 중반께 완전히 중단하는 것에 대부분 동의하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은 이와 관련된 뉴스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양적완화 축소 파장 크지 않을 것
먼저 이머징 시장이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예로 들어 알아 보자.
미국인 A씨가 한국에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A씨는 달러를 가져와서 바로 한국 시장에 투자할 수 없다. 그렇다고 외국인 신분으로 한국 내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도 없다. 그래서 스와프(swap)라는 거래를 하게 된다. 외환딜러가 해외 투자를 위해 달러가 필요한 K씨를 물색해 A씨와 연결해주는 것이다.
스와프 거래를 하면 원화가 필요했던 A씨는 K씨가 빌린 원화에 대한 이자를 지급해야만 한다. 반대로 K씨는 A씨가 빌려온 달러에 대해 이자를 내야만 한다. 만약 한국의 이자율이 5%이고 미국의 이자율이 2%라면, 두 나라의 이자율 차이로 인해서 미국인 A씨는 1년 후에 약 3%의 손해를 보게 될 것이고 반대로 K씨는 그만큼 이익을 볼 수 있다.
한국인 K씨가 만약 미국에 투자한다면 어떤 위험에 빠질 수 있을까. 투자자산 가치 하락 외에 달러 가치의 하락이 문제가 될 것이다. K씨는 그래서 환헤지를 하게 되는데, 스와프 거래에서 생긴 비용으로 헤지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인 A씨가 한국에 투자할 때는 어떨까. 그 역시 원화가치 하락 위험이 존재한다. 그런데 헤지를 하게 되면 헤지 비용도 들고, 이자율 편차에 따른 손실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이익을 내기가 어렵다.
결국 선진국 자금은 이머징 통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투자가 너무 불리해져서 다시 선진국으로 빠르게 돌아갈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남미의 외환위기도 결국 갑작스러운 선진자금의 이탈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6월 같은 하락장 걱정할 필요 없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양적완화 축소라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미국 국채나 모기지 채권을 한 달에 850억달러씩 매수하던 것을 조금씩 줄여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미국 채권 가격은 당연히 하락할 것이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채권 금리는 올라간다. 실제로 미국의 국채 금리는 지난 5월22일 ‘버냉키 쇼크’ 이후 1%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면 화폐에 대한 보유 가치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덩달아 상승한다. 달러의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은 이머징 통화의 가치는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이머징 통화의 가치가 하락한다고 생각하면 선진국의 돈들은 빠르게 이탈한다. 그런 흐름이 지난 6월 이후 폭락장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제 다시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지금 다시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시장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것이 과연 주식시장이 6월 저점을 깨고 하락하게 만들 만큼 강력한 악재가 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미 외국인 자본 중에서 나가고 싶은 자본은 6월에 대부분 나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양적완화의 종료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도 아닌데, 한두 달 정도 늦게 시작한다고 그들이 선진국으로 돌아가려던 생각을 잠시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두 달쯤 늦춰졌다고 해서 두 달 동안 이머징으로 돌아가 있다가 다시 양적완화 축소 이야기가 나오면 선진국으로 가려는 외국인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미국 채권 가격은 주가 상승에도 거의 회복이 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양적완화의 축소가 이미 결정된 이상 그 시기가 조금 빨라지고 늦어지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적완화 정책 축소는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 주가가 하락한다 해도 지난 6월과 같은 지루한 하락장의 연속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따라서 향후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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