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교통망 확충 2년간 93조원 쏟아붓는다

입력 2013-08-19 17:02   수정 2013-08-20 03:40

호세프, 내년 대선 앞두고 표심잡기…외국기업엔 수주 기회


브라질 정부가 교통망 확충에 내년부터 2년간 2000억헤알(약 9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교통망 낙후에 따른 경제 비효율 개선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국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6월 공공교통요금 인상이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사진)이 2011년 취임 후 3000억헤알을 풀고도 브라질 경제가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점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물가 상승만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 정부가 2014년과 2015년 1000억헤알씩을 교통 인프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19일 보도했다. 5년간 1000억헤알을 투자하기로 했던 종전 계획이 2년간 2000억헤알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인프라 투자금은 도로 포장률이 16%에 불과한 육상 교통에 대폭 투자될 전망이다. 특히 브라질 물동량의 58%를 차지하고 있는 도로교통의 낙후로 기업들은 미국보다 최대 6배 많은 비용을 운송비로 지출해야 한다.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의 인구는 영국 런던보다 1.5배 많지만 지하철 설비는 6분의 1에 불과해 시민들의 불만이 높다.

교통 인프라 분야에 돈이 풀리면 외국 기업들의 수주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고속철도 국제 입찰을 비롯해 도로 및 철도, 항만 인프라 투자는 지금까지 나온 것만 1330억헤알 규모에 달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하철과 버스 등 교통수단 분야에서도 810억헤알의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는 내년 10월로 다가온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한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올 3월 65%였던 국정 지지율은 대규모 시위를 거치며 지난달 36%까지 떨어졌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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