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사업다각화·리스크 관리로 차별화…글로벌 금융사 도약

입력 2013-08-20 15:29   수정 2013-08-20 16:03

은행·비은행 고르게 성장
상반기 순익 1조 달성

베트남·중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진출 적극 늘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저성장·저금리 기조를 극복하고 중·장기적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를 위한 경영전략 화두로 △새로운 성장방식 구축 △채널전략과 마케팅 방식 혁신 △리스크 관리 강화 △따뜻한 금융의 본격화 등을 제시했다. 한 회장은 특히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해야만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금융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본다.

○리스크 관리 강화로 차별화 ‘승부수’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국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1조원 클럽’을 달성했다. 다른 금융지주사 실적의 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룹 내 수익 기반이 은행과 비은행 부문에 고르게 퍼져 있는 데다 다른 금융지주보다 리스크 관리를 잘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사업 다각화가 가장 잘 돼 있는 금융회사로 평가받는다. 올 상반기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36.8%에서 41.8%로 상승했다. 잘하면 비은행 부문 순이익이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이상적인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저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이 올 상반기 나름 ‘선방’한 실적을 거둔 이유는 선제적으로 부실 자산을 털어낸 덕분이다. 리스크 관리를 중시해온 한 회장의 경영철학이 빛을 발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 신한금융은 2008년 금융위기 때부터 체계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왔다. 많은 금융회사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를 늘릴 때 오히려 신한금융은 투자금액을 줄이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조선·해운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강화했다. 당시 조선사들이 앞다퉈 은행 돈을 끌어다 배를 건조하고 해운사들도 선박을 인수할 때 신한금융은 발을 담그지 않았다. 국내외 조선·해운 시황이 정점을 지나 하락세를 타고 있다고 판단, 대출과 보증을 줄이기로 했다. 이 같은 리스크 관리는 올 상반기부터 효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조선·해운·건설사들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줄여 순익 규모가 다른 금융지주보다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한 회장은 “리스크 관리 능력은 금융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고객 예금을 잘 지키고 불려주는 게 금융사 본연의 업무”라고 말한다.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한 회장의 ‘공평한 인사’도 신한금융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조직 내 잡음과 갈등을 없애 3년 전 신한 사태로 인한 후유증을 없애고 경쟁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올 상반기 동안 우리 및 KB지주가 회장 교체 논란으로 시끄러울 때 신한금융은 조용하게 내실을 다질 수 있었다.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 주력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경쟁력 있는 금융지주사로 성장한 신한금융은 이제 국내 1등을 넘어 글로벌 금융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가다듬고 있다.

한 회장 스스로도 해외 금융 현황을 꼼꼼하게 챙겨보고 있다. 최근엔 말레이시아 2위 금융회사인 말레이시아국제상업은행(CIMB)그룹에 대한 분석 자료를 보고 받았다. CIMB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2005년과 비교해 기준 자산은 3배, 직원은 3.5배, 네트워크는 4.5배나 증가했다. CIMB는 19개국에 1080개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총자산은 122조원으로 국내 금융지주사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순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비슷하다. 자산 대비 수익 창출 능력이 훨씬 좋다.

한 회장은 CIMB의 급성장 배경 중 하나로 아시아 중심의 인수합병(M&A) 전략을 눈여겨 봤다. CIMB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인접 국가의 중소형 은행과 증권사를 매년 한두 곳씩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조기 현지화 전략도 한몫했다. 해외 금융회사를 인수한 후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대부분의 경영진을 현지 인력으로 채워 빠르게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해외 시장에 대한 한 회장의 관심을 반영하듯 신한금융은 현재 국내 금융회사 중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전 세계 15개국 65곳에 법인과 지점, 사무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금융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 성장률은 지난해 10%를 넘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중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아시아금융벨트’를 구축하는 데 힘쏟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지 기업 등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확대해 본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동남아지역에서 M&A와 신규 점포 설립 등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해외 진출과 관련해 “미지의 세계를 진취적으로 개척해온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처럼 혹한기를 맞은 금융시장에서 해외 진출을 통해 활로를 열어야 한다”며 “그룹 경영과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경영 시스템에도 아문센의 성공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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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 지원위해 사회책임경영委 발족…금융교육 프로그램도 다양

주요 사회공헌 활동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직원들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려는 취지에서 ‘회장과의 점심식사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한 직원이 “회장님에게 따뜻한 금융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 회장은 “고객의 돈을 소중하게 관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한 회장은 2011년 초 취임 직후부터 ‘따뜻한 금융’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금융을 통해 고객의 성공과 사회 발전에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한다는 취지다.

신한금융의 슬로건이 된 따뜻한 금융은 사회공헌활동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과 사회공헌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에 주력하는 게 특징이다.

신한금융은 소외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활동에 신경쓰고 있다. 2009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총 700억원 규모의 신한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하고 인천·부산 등에 9개의 출장소를 운영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전 그룹사가 564억원의 재원을 들여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JOB S·O·S)도 진행하고 있다. 중소기업 취업자에게 희망 적금을 제공하고 채용 기업에는 장려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총 5000명 이상의 신규 채용을 지원했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사회공헌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올초 서진원 행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신설해 금융소비자 보호 및 사회공헌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교육에 힘쓰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신한어린이금융체험교실’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 광교영업부를 비롯한 3곳의 영업점에서 토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낮 12시30분까지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 금융거래활동을 통해 금융과 경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노년층 금융교육에도 발벗고 나섰다. 신한생명이 주도하는 ‘해피실버 금융교실’이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60대 이상 은퇴 노년층을 대상으로 전국 240여개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가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노후 준비와 자산관리, 보이스피싱 예방법 등의 내용을 강의한다.

신한은행은 저소득층 아동의 자산 형성을 위한 정부 지원 사업인 아동발달지원계좌(디딤씨앗통장) 판매, 중소기업 시설자금 대출금리 인하, 희망대출(새희망홀씨대출) 금리 최대 연 1%포인트 인하 등의 활동도 벌이고 있다. 신한생명은 보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을 위한 소액보험 신한희망 사랑보험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신한카드는 최근 서울 구로구에 있는 지구촌지역아동센터에서 300번째 어린이도서관 아름인(人) 도서관을 개관했다. 올해까지 총 341개의 도서관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 16개 시·도 231곳에, 2012년에는 농어촌 도서벽지 60곳에 아동을 위해 도서관을 지어줬다. 임직원들로 구성된 아름인봉사단도 주말을 이용해 벽화 그리기, 도서관 환경미화 등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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