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위주로 체제 개편
민영화 준비 작업 박차
지난 6월14일 우리금융지주의 새 사령탑에 오른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조직문화 쇄신을 외쳤다.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특히 우리금융의 최대 현안인 민영화 작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준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계열사별 기업가치를 높이고 조직 슬림화를 통해 ‘매력적인 회사’로 거듭나야 민영화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조직문화 새로 짜기에 ‘올인’
이 회장은 취임 직후 두 달 동안 그룹의 기강을 바로잡는 데 주력해 왔다. 그동안 관료적이고 폐쇄적인 기업문화 탓에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아들여서다. 그는 우리금융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뒤 관료적 문화가 암암리에 자리잡으면서 조직문화가 많이 흐트러졌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민영화를 앞두고 환골탈태를 위해 절실한 마음으로 일하는 직원이 많아져야 한다”며 “우리은행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 직원들도 절실한 마음으로 일하는 데 동참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문화 쇄신을 위해 인사청탁을 엄단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좋은 사람을 천거해주면 추천인데, 능력 없는 사람을 치켜세우면 청탁”이라며 “‘빽’이나 줄이 없어도 눈물나게, 묵묵하게 일하는 직원이 승진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약화된 영업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해법도 바로 ‘인사’였다.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을 승진시키면 자연스럽게 영업력이 회복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 그의 ‘인사’는 매서웠다. 취임 직후 지주사 임원 18명 중 16명을 퇴진시켰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도 대부분 교체했다.
이 회장은 “간부나 CEO에 대한 인사가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일반 직원 인사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올초 만년 꼴찌였던 우리은행 여자농구팀이 우승한 게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감독과 코치를 바꿔 결국 우승을 일궈냈다는 얘기다.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집중
우리금융의 큰 숙제 중 하나는 민영화다. 우리금융은 정부와 함께 높은 가격에 계열사를 팔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우리금융 자회사는 모두 14개로 3단계에 걸쳐 분리 매각된다.
이 중 가장 먼저 매물로 나온 곳은 지난달 매각공고를 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이다. 정부는 우리금융을 인적 분할해 경남은행지주와 광주은행지주를 설립한 뒤 각각 경남은행, 광주은행과 합병해 매각하기로 했다. 증권 계열은 우리투자증권에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3개사를 묶어 패키지로 팔기로 하고, 지난 16일 매각공고를 냈다. 우리F&I와 우리파이낸셜은 별도로 매각한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우리PE, 우리FIS, 금호종금,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은행 계열로 묶여 내년 초 매각 작업이 시작된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합병해 은행 형태로 전환한다.
우리금융은 3단계 민영화 작업에 앞서 자회사별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장도 “민영화의 최우선 과제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인데,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치가 높아져야 한다”며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와 신(新) 수익 창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최근 전문가 10여명으로 구성된 민영화지원 태스크포스(TF)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우리투자증권 매각을 주도하고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경남·광주은행 매각을 돕기 위해서다.
○해외 수익 비중 15%까지 확대
우리금융은 성공적인 민영화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올 하반기 동안 조직의 ‘군살’을 빼고 부실자산을 털어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미 이 회장은 기존 지주사 조직과 인력을 절반 가까이 축소하는 개편안을 단행했다. 지주사에 있는 5개 본부를 폐지하고 17개 부서는 9개로 통폐합했다. 170여명(임원 포함)인 지주사 인력도 90명가량으로 줄였다. 기존 지주사 인력은 계열사로 보냈다.
지주사뿐만이 아니다. 우리은행은 본점과 지점의 팀을 통폐합해 연말까지 최대 1000개의 팀을 없애기로 했다. 우선 본점의 각 본부 아래 있는 260여개 팀을 220~230개 안팎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991개에 이르는 지점의 팀도 통합해 줄여나가기로 했다. 관리직 직원 수를 줄여 영업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점포 몇 개를 통폐합하는 것으로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고 비용을 절감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팀 통합을 통해 영업 인력을 늘리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체질을 바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이와 함께 연말까지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늘어난 부실채권 정리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앞으로 특정 기업에 대한 편중 여신과 ‘몰빵 영업’ 등을 막아 부실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조직 슬림화와 내실 경영을 위주로 사업구조를 정비할 계획이지만 해외사업은 계속 강화하기로 했다. 아무리 민영화를 앞두고 있더라도 국내에서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리금융은 내년까지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5% 수준에 불과한 해외수익 비중을 15%까지 높일 방침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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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저소득층 가정 적극 지원 … '참 금융' 슬로건 실천 앞장
주요 사회공헌 활동
우리금융지주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슬로건은 ‘참 금융’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하고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등에 전력을 다하자는 뜻이다. 이를 위해 작년엔 참금융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하는 ‘참금융추진팀’까지 신설했다. 이후 △근저당권 설정비율 10% 인하 및 하우스푸어 지원 △서민대상 전·월세 임차보증금 지원 △중소 제조업체에 대한 특별 금융지원 등 ‘참금융 실천 10대 과제’도 선정해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영업방침은 그룹 전반의 사회공헌 방향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우리금융그룹은 ‘함께하는 우리, 행복한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소외이웃 지원, 지역사회 발전, 학술 교육 및 문화예술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매년 국내외 모든 계열사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우리금융그룹 사회봉사의 날’ 행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4월엔 서울 보라매동에 있는 동명노인복지센터를 찾아 어르신들의 생활공간 리모델링을 위한 후원금 5000만원을 전달하고 급식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통해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타의 모범이 되는 전국 농어촌·도서벽지 다문화가정 자녀 364명에게 약 2억3000만원의 장학금도 지급했다.
해외 자원봉사 활동도 펼치고 있다. 우리금융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미얀마 양곤 지역에서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공부방 신축 등의 봉사 활동을 실시했다.
우리금융은 특히 2009년부터 임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후원금으로 기부해 저소득가정 아동 43명을 후원하는 희망드림기금 사업도 하고 있다. 그룹은 임직원의 모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함께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 기부를 실시하고 있다.
계열사별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많다. 우리은행은 저신용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우리새희망홀씨’, 대부업체 등에서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이 저리의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우리바꿔드림론’ 등을 통해 서민들을 돕고 있다.
우리미소금융재단은 서울 광주 대구 부산 등 전국 8개 지역에 네트워크를 구축,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창업·운영자금을 지원 중이다. 광주은행은 매년 전남 화순 화림마을에서 ‘1사1촌 모내기 일손돕기’ 농촌 봉사활동 및 농산물 직거래를 통한 다양한 농촌 교류활동을 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다문화가족 사진전 봉사활동 및 지역 국제결혼 이주여성 3명을 채용하는 등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문화지원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 5월 개최한 우리미술대회가 대표 행사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미술대회는 초·중·고교 및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미술 꿈나무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대회장을 찾아 어린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는 행사도 열었다.
뮤지컬을 비롯한 국내 공연예술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연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올림픽공원 내에 ‘우리금융아트홀’ 건립을 후원, 시민에게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선사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09년에는 메세나 대상 문화공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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