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수장 없는 거래소, 새 이사장 언제나 올까

입력 2013-08-20 15:40  

한국거래소 수장 자리가 공석이된 지 두 달이 지났다.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업계에서는 거래소 이사장 공모 절차도 재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중 거래소 이사장 공모 절차가 재개되더라도 새 이사장을 선임하고 정상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을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6월13일 김봉수 전 거래소 이사장이 퇴임한 이후 이사장 공모 절차는 후보자 등록과 임원추천위원회 심사 등 인선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불과 닷새 뒤인 같은 달 18일 청와대의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 중단 지시의 여파로 거래소 인선 절차도 갑작스레 중단됐다.

거래소 이사장직이 공석이 되면서 불가피하게 직무 대행체제로 넘어갔다. 직제상 강기원 경영지원 본부장이 대행을 맡았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내부반발 등의 이유로 불발되고, 차순위인 김진규 유가증권 본부장이 대행체제로 꾸려졌다.

거래소 측은 이사장 선임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아직 어떤 신호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3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도 이사장 선출과 관련된 안건은 상정하지 않은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다음달 3일 주총은 정관 변경 등의 안건만 상정돼 있고, 인사와 관련된 부분은 전혀 통보된 바 없다"며 "통상적으로 주총 개최 2주 전에는 주주들에게 주총 안건과 일시 등의 소집 통보를 전달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예정대로 일정이 진행된다면 이사장 선출과 관련된 최소한 다음달 중순 이후를 넘겨야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 심사와 주총 소집 기간 그리고 다음달 추석 연휴까지 고려하면 물리적인 시간 상으로 10월까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설사 당장 공모절차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임추위의 심사와 면접 과정이 2주 정도 소요되고 이후 주주총회 결의, 금융위원장의 제청, 대통령의 임명이란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소 한 달가량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원서를 제출한 이사장 후보자는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임기영 전 대우증권 사장 등 업계모두 11명이다.

한 유력 후보자는 "청와대의 참모진 인사가 끝나면서 공공기관장 인선도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시각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래소 이사장 선임과 관련한 소문도 무성하지만 지연된 만큼 업계든 관료든 출신에 관계없이 가장 적합한 사람을 뽑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일부 거래소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은 변수다. 신임 사외이사 선출에만도 한 달가량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와 공익대표 비상임이사인 김태혁 부산대 상과대학 교수의 사외이사 임기는 이달 23일로 만료된다.

한편 이날 거래소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이사장 선임 즉각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유흥열 노조위원장은 "거래소 이사장 선임이 두 달 이상 표류하며 방치되고 있어 이사장 장기공백에 따른 경영실종과 자본시장 방치에 분노한다"며 "거래소 이사장 선임을 즉각 재개하라"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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