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현대차 노조, 자동차산업 망칠 셈인가

입력 2013-08-20 18:08   수정 2013-08-20 23:44

"억대 연봉에 툭하면 파업인 노조, 국가경제 볼모로 더 달라며 생떼
회사가 망해야 정신 차릴 것인가"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국권피탈 100년을 맞아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된 원인을 추적하던 한 언론인은 “한민족은 죽어야만 비로소 살아나는 민족이다”라는 통한의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미리 경계를 하고 준비를 했다면 전혀 문제가 없었겠지만 나라가 죽을 지경이 돼서야 비로소 자각하고 정신을 차린 우둔함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이다.

100년 전의 망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400여년 전의 임진왜란 때도 그랬다. 10여년 전의 외환위기도 마찬가지였다. 미리 정신을 차리고 대비했다면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을 어리석게도 죽을 지경을 경험하고 나서야 겨우 다시 일어선 것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한민족은 위기에 강하다’ ‘난국을 극복하는 힘이 있다’라고 한다. 하지만 위기 극복 과정에서의 고통과 희생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국가 차원의 문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작금의 한국 자동차산업을 살펴봐도 ‘죽어야만 비로소 살아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쌍용자동차도 미리 노사가 단합해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했더라면 세계적인 기업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노사가 서로 반목하고 대립만 하다가 결국은 파산에 이르렀다. 수차례 기업이 매각되고 주인이 바뀌는 처지가 됐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다. 그중 몇몇은 실업의 고통으로 목숨까지 버렸다. 여기에 회사가 정치와 노동 투쟁의 현장이 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회사와 직원, 협력회사와 그 가족들이 떠안게 됐다. 이런 엄청난 고통을 겪은 후 겨우 정신을 차려 노사가 합심하며 노력한 결과 오랜만에 분기 흑자를 실현했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지만 100여년 전의 망국과 무엇이 다른가.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회사가 망할 지경이 돼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것이 아닌가.

이와 유사한 징후가 다른 자동차 회사에서도 보인다. 얼마 전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공장의 노동비용 증가와 비효율로 한국에서의 생산을 줄일 것이라는 소식이 해외 주요 매체에 보도됐다. 한국GM 측은 공식적으로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날 리 없다. 그간 서로 상생하며 생산성을 높였더라면 어느 회사가 철수하려고 하겠는가.

한국 자동차산업의 맏형 격인 현대자동차를 들여다 보면 절규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 노조는 얼마 전 13주 연속 주말특근을 거부한 것도 모자라 또다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자신들의 요구와 주장을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노조가 내놓은 요구안을 보면 가관이다. 기본급과 상여금 인상은 기본이고 정년연장과 퇴직금 누진제 등 내건 요구 조건만 180가지나 된다. 그중에는 회사 이익금(순이익)의 30%를 달라는 조건도 들어 있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자녀에게도 1000만원의 기술취득지원금을 달라는 조건도 포함돼 있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4년간을 제외하고 23년간 파업을 강행해 왔다. 누적 파업 일수만 390일에 이른다. 이로 인한 생산손실이 1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파업을 하면서도 제대로 차량을 만들어 내기만 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련만 차량 생산성은 미국이나 중국 노동자에 훨씬 못 미치면서 돈은 훨씬 많이 받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쌍용차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회사가 망할 지경이 돼서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대답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현대차 노조는 세계 곳곳의 수많은 고객들이 차량을 애타게 기다리는 속에서도 파업을 했다. 수많은 중소 협력회사들이 망해가는 와중에 파업을 감행했다. 또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취직을 못해 아르바이트생으로 전전하는 것을 보면서도 파업을 했다.

마치 회사가 망하고 30만명의 협력회사 직원들이 거리로 내몰려도 그간 받아둔 억대 연봉으로 우아한 삶을 보낼 수 있다는 것처럼. 점점 ‘모두가 죽어야만 비로소 살아나는’ 구조가 아니라 ‘노조가 죽어야만 모두가 살아나는’ 구조가 돼 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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