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금간 페이스북? "주커버그 '직보' 해커에 사례금 못줘"

입력 2013-08-21 13:45   수정 2013-08-21 14:00


세계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버그(오류)를 발견, 마크 주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제보한 외부 프로그래머에게 사례금이 지급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커버그의 개인 페이스북 '담벼락'을 뚫고 제보 내용을 남겨 화제가 인물은 팔레스타인에 사는 보안 프로그래머 칼릴 슈레아테씨. 그는 페이스북의 보안 결함 버그을 발견한 뒤 페이스북 담당 직원에게 알렸으나 별다른 답변이 없자 해당 버그를 이용해 주커버그만 직접 소식을 올릴 수 있는 개인 담벼락에 버그 내용 및 직원들의 '태만'을 알렸다.

슈테레아가 찾아낸 버그는 페이스북 상 친구관계가 아니더라도 타인의 담벼락에 글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가 주커버그에게 '직보'한 내용은 "미안합니다. 당신 사적 공간을 침해해 글을 남깁니다. 다른 방법이 없었거든요. 페이스북 해당 팀에에 이런 버그를 제보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나는 당신의 페이스북 친구가 아니지만 이렇게 당신 담벼락에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이 글을 본다면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누군가가 내게 연락을 줬으면 좋겠습니다"였다.

개인 사생활 정보가 넘치는 페이스북 공간 특성상 '철통' 같은 보안을 자랑한다던 페이스북 기술력에도 금이 가는 순간이었다. 페이스북은 발칵 뒤집어졌다. 페이스북 보안 관리팀은 저커버그 CEO의 담벼락이 버그로 뚫리는 '초유의' 사태를 보고 나서야 해당 기능 개선에 돌입했다. IT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페이스북이 벤처정신을 잃고 외부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하다 망신을 당했다" 등의 혹평이 쏟아졌다.

'세계 최고' 페이스북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어서일까. 이번에는 페이스북이 슈테레아에게 '버그 발견' 사례금을 줄 수 없다고 공신 확인해 해외 해커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페이스북 및 구글 등 해외 유명 IT업체들은 자신의 보안상 문제를 끊임없이 해결하기 위해 외부 해커가 자신들의 문제를 발견할 경우 사례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이번 경우는 최소 500달러로부터 시작되는 사례금 지급 대상이 되지않는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 조 설리번 보안책임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버그를 실험한 연구자는 보상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커버그가 페이스북 CEO이기는 하지만 실제 사용자라는 점에서 개인 공간을 침해한 방법 자체가 윤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해외 IT업계와 해커들 사이에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일부 보안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모금으로 슈테레아에게 사례금 1만달러를 모아주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회사에 근무하는 마크 메이프렛가 19일(현지시간) 시작한 이 모금운동에는 마크가 처음 낸 2000달러를 시작으로 하루만에 9000달러가 모였다. 모금 첫날 해커 및 보안전문가 등 87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에 대한 항의 의미가 있는 모금인만큼 최종 액수는 당초 목표인 1만 달러를 넘어 수만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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