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법’은 포퓰리즘의 극치입니다. 이런 악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국회가 제대로 된 국회입니까.”
김문수 경기지사(사진)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약칭 화평법)’ 개정 운동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의 화평법은 당시 재석 의원 201명 중 기권 4명을 제외한 197명 전원 찬성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화학물질 관리를 강화한다는 취지였지만 100㎏ 미만 소량의 신규 화학물질도 일일이 등록하도록 해 기업의 비용 부담이 과중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 지사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은 더없이 소중하지만 지나치게 기업 활동을 옥죄는 내용이 담기면서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관련 업체들이 다 죽게 생겼다”며 “100가지 화학약품을 수입할 경우 등록 비용만 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어떤 중소기업이 버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화평법 잘 만들었다’고 칭찬했다는데 기업의 실정을 제대로 모르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화평법 제정으로 등록 관련 시장이 1조원 규모로 생길 것이라는 주장에도 “어이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김 지사는 “기업들이 중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로 나가 버리면 무슨 소용이냐”며 “실업자 수십만명을 양산할 법안을 놓고 자화자찬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당초 이날 인터뷰는 경기도의 무상급식 중단 발표와 관련해 부동산시장의 경기침체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와 중앙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취득세 인하 등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이뤄졌다. 하지만 도중에 김 지사가 국회의 포퓰리즘의 대표적인 사례로 화평법을 지목하면서 기업투자환경에 대한 얘기로 이어졌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 화학물질 등록·평가 법
모든 신규 화학물질과 연간 1 이상 제조·수입·판매하는 기존 화학물질을 매년 당국에 보고하고 등록 절차를 거치도록 한 법. 2015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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