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우 지음 / 다산북스 / 316쪽 / 1만5000원
“자네는 사물을 보기만 하고 관찰은 하지 않는군. 본다는 것과 관찰한다는 것은 크게 다른 거야.”
코난 도일의 소설 ‘보헤미아의 스캔들’에서 셜록 홈스는 그의 절친 왓슨에게 이같이 말한다. 족히 수천 번은 오르내렸을 베이커가의 하숙집 계단 숫자를 말하지 못하는 왓슨을 꾸짖으며 하는 말이다.
《관찰의 기술》은 평범한 사람이 홈스처럼 관찰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방법에 대한 책이다. 왓슨을 구박하기 위해 관찰력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관찰을 통해 부와 성공, 인간관계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옷에 붙은 도꼬마리를 관찰해 벨크로(일명 찍찍이)를 만들어 부자가 된 조르주 드 메스트랄이나 간판 그림을 그리다 틀린 부분에 물감을 덧칠하는 것을 보고 수정액을 만든 베티 그레이엄 모두 관찰의 힘을 이용한 것이다.
저자는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관찰의 결과는 분명한 성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관찰이 무심한 행위가 아니라 무언가 명확한 의도를 포함한 적극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찰의 목적은 기존과 다른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모르고 있던 것 또는 새로운 아이디어 등을 찾는 것이 관찰의 목적이란 뜻이다. 관찰을 통해 무언가를 발견하고 깨달음을 얻어 개선에 이르는 과정이 ‘관찰 프로세스’다. 모든 혁신은 이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관찰 프로세스는 ‘사고의 흐름’의 일종이다. 저자는 관찰이 무의식적이고 반복적인 ‘습관’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특별한 행위가 아닌 일상에 관찰을 흡수함으로써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 저자는 관찰 프로세스가 시작될 수 있도록 촉매 역할을 하는 8가지 요소를 제시하고 ‘와칭(WATCHING)’이란 이름을 붙였다. △가장 당연한 것일수록 의문을 갖고(Wonder)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갖고(Assignment) △사소한 것을 유심히 지켜보며(Trivial) △실수나 실패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하고(Count mistake) △오감을 충분히 활용하며(High sense) △생활 속의 작은 불편을 기회로 삼고(Inconvenience) △새로운 것을 접할 기회를 만들고(New experience) △호기심을 키워야 한다(Grow curiosity)는 것이다.
저자는 “관찰 프로세스의 ‘화룡점정’은 실행”이라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발견이나 깨달음에서 그치는 관찰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관찰력을 키우는 동시에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집중력과 추진력도 함께 길러야 한다는 얘기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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