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우리F&I, 최고의 '꽃미남 매물'로

입력 2013-08-22 18:16   수정 2013-08-22 21:48

20여곳서 인수 검토…우리금융 계열사 중 가장 매력적

국내 1호 민간 배드뱅크…수익성 높고 희소성 갖춰




마켓인사이트 8월22일 오전 10시34분

우리금융그룹에서 ‘서자’ 취급을 받아온 우리F&I가 매각 대상 계열사 중 가장 매력적인 인수합병(M&A) 매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과 해외 금융회사들도 M&A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회사 20여곳 이상이 우리F&I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지방은행, 국내외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F) 등 업종도 다양하다.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들도 실무적으로 인수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투입 대비 회수 자금 규모로만 따지면 경남은행, 광주은행보다 우리F&I를 사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SBI 등 해외 대형 금융회사들도 국내 부실채권(NPL)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투자 업무가 본업인 교원공제회까지 경영권에 관심을 가질 정도다.

우리F&I의 인기가 높은 것은 수익성이 좋은 데다 희소성까지 있어서다. 우리F&I는 2001년 설립된 국내 1호 민간 배드뱅크다. 주수입원은 NPL을 할인 매입한 후 정상화해 얻는 매각 차익이다. 국내 NPL 시장은 유암코가 50%, 우리F&I가 30%를 차지하는 과점 구도다. 유암코는 국내 대형 시중은행 6곳이 지분 100%를 나눠갖고 있어 공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우리F&I를 인수하면 민간 최대 NPL 운용사를 갖게 되는 셈이다.

수익성도 높다. 2012년까지 3년간 연평균 42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투자업계 핵심 성과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16.4%. 2010년 19.7%에서 하락했지만 금융권을 통틀어 여전히 최고 수준이다. 연간 1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우리에이엠씨를 자회사로 갖고 있다. 우리에이엠씨를 포함한 총 직원 수는 100여명에 불과하다.

이성규 유암코 사장은 “NPL 관련 전문 인력이 많지 않아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도 금융권의 관심이 높은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중은행은 금융위원회의 자회사 승인 여부에 대한 입장이 입찰 참여를 가늠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NPL 매각자와 매입자가 같을 때 이해상충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IB 관계자는 “예상 매각가격은 3000억원 안팎인데 경쟁이 과열되면 4000억원을 충분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빅3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보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매각 대상 우리금융 계열사 중 가장 핫한 매물”이라고 했다.

우리F&I 임직원들은 예상치 못한 금융권 관심에 어리둥절한 분위기다. 우리F&I는 자산 기준으로 우리금융 전체 14개 계열사 중 9번째로 그동안 그룹 안팎에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F&I가 관리하고 있는 3조4000억원 규모의 NPL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인수전의 핵심 업무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우리금융 계열사는 우리F&I 외 경남은행 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포함), 우리파이낸셜 등이다.

좌동욱/고경봉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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