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구멍뚫린 軍 왜이러나…北주민 1명 '민가 노크 귀순'

입력 2013-08-23 17:26   수정 2013-08-24 04:48

인천 교동도 해안으로 넘어와
軍 "폭우로 식별 어려웠다"



북한 주민 1명이 23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 해안으로 귀순했다. 우리 군은 지난해에 이어 같은 지역에서 주민의 신고로 귀순 사실을 파악해 경계태세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자는 이날 “북한 남성 1명이 새벽 3시40분께 인천 교동도 해안으로 귀순해 관계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순한 북한 주민은 46세의 H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 따르면 이 북한 주민은 배를 타지 않고 맨몸으로 헤엄쳐 남쪽으로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교동도 해안에 도착하자마자 불빛이 있는 민가로 달려가 문을 두드려 집주인을 깨운 뒤 “북에서 왔다”고 신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을 발견한 집주인 조모씨는 인근 해병대에 이 사실을 알렸고 해병대 5분 대기조가 출동해 신병을 확보했다. 교동도엔 해병대의 강화도 청룡부대 예하부대인 교동부대가 주둔해 있다. 해병대와 국정원, 경찰 등 관계 당국은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귀순 경위와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교동도는 북한과 3~4㎞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지역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 9월 북한 주민이 통나무를 이용해 헤엄쳐 들어와 엿새간 머무르다 주민의 신고로 발각된 적이 있다. 특히 이번 ‘민가 노크’ 귀순은 최고 수위의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 기간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동부전선에서 북한군 귀순자가 철책선을 넘어 전방관측소 생활관에 올 때까지도 우리 초병이 눈치채지 못하는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해 군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합참 관계자는 “교동도 북쪽으로 20~30㎞에만 철책이 있으며 대부분 병력은 북쪽에 주둔해 있기 때문에 동쪽 해안에 도착한 북한 주민을 발견하기는 힘들다”며 “당시 기상 조건이 비와 낙뢰 등으로 좋지 않았고 바다에 부유물이 많이 떠 있어 병사들이 식별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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