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명품 무기 탄생을 기대하며

T-50·K-9 잇는 자랑스런 김좌진함 진수
민·군 협력 강화해 '명품' 개발 계속돼야

최창곤 국방기술품질원장


얼마 전 거제의 한 조선소에서 해군의 1800t급 최신 잠수함인 ‘김좌진함’ 진수식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김좌진함의 역사적인 첫 출항을 보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움직이는 유도탄 기지’라 불리는 김좌진함은 국내 첨단기술 집약을 통해 탄생했다. T-50 고등훈련기, K-9 자주포, 수리온 헬기 등에 이어 ‘대한민국 명품 무기’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물론 ‘명품’ 하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세계 유명 브랜드와 고가 제품이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명품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자. 삼성경제연구소는 ‘제품 고유의 기능과 가격을 초월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명품을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산 무기들은 ‘명품’ 칭호를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도 뛰어난 품질과 가치를 인정받아 작년 23억5000만달러 수출을 기록하며 한국을 세계 10위권 방산수출국으로 끌어올린 주역이기 때문이다.

과거 소총 하나 생산하지 못했던 우리나라가 이처럼 독자적 기술로 최첨단 무기를 개발해낼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정부와 군, 국방연구기관 및 방산업체가 국방력 증대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무기체계 연구기획, 개발, 양산, 전력화 및 지속적인 품질개선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함께 힘을 모아 왔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무기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미래전에 대비해 군의 요구도 더욱 복잡해지면서 이제 무기개발 환경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네트워크 중심의 전장 상황에서 정보통신체계와 무인, 로봇, 센서, 유도 기술 등을 활용한 미래 무기 개발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민간 분야 참여를 유도하는 ‘개방형 연구개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이는 상상력과 창의성이 뒷받침된 무기체계가 더욱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합참은 일반인들의 생생한 아이디어에서 새로운 개념의 무기를 찾기 위한 ‘신개념 무기체계 소요창출 시스템’ 운영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방기술품질원과 벤처기업협회는 국방과 민간벤처기업 간 협력 확대를 위해 국방벤처포럼을 이달 말 발족할 예정이다.

개방형 연구개발 환경을 통해 민·군 간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미래 첨단 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기술 융·복합도 시도하며, 핵심부품소재를 개발할 중소벤처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나가는 등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로운 노력과 힘을 모은다면 또 다른 명품 무기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탄생하게 될 명품 무기가 국방력 및 방산 수출 경쟁력 증대만이 아니라 창조경제의 확실한 롤모델로 자리 잡아 ‘명품’으로서 진정한 가치를 보여주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최창곤 < 국방기술품질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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