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칼럼] 여름철 노년층 낙상사고

입력 2013-08-23 18:06   수정 2013-08-24 03:54

여름철 노년층 낙상사고


올여름은 무더위가 예년보다 기승을 부렸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찜통 같은 더위를 견디기가 쉽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삼복더위를 견뎌내는 듯한 날씨였다. 다음달까지 조금 더 더위가 이어진다고 하니 식단 영양소 균형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좋겠다.

올해처럼 장마가 길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면 십중팔구 후유증이 나타난다. 고온 다습한 기온에서 상한 음식을 통해 장염이나 식중독에 걸리기 쉽고, 피부염 등 각종 세균에 감염되는 일도 잦다. 특히 여름철 낙상사고로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낙상사고는 흔히 겨울철 빙판길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폭우나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여름에도 빗길에 넘어져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예컨대 폭염 뒤에 따라오는 태풍은 크고 작은 소나기를 동반하는데 이 시기를 전후로 각종 낙상사고도 흔하게 일어난다.

지하철 계단이나 실내 바닥에 우산에서 떨어진 물이 묻어 미끄럽기도 하고, 다른 계절에 비해 샤워를 자주 하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낙상하는 사례가 많다.

뼈가 약해진 고령의 골다공증 환자들은 아주 약한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흔히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라고 여기기 쉬운 골다공증은 골밀도가 감소하고 뼈의 미세 구조가 악화돼 골절 위험을 높인다. 중증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뼈 단면 사진을 보면 구멍이 매우 크고 뼈 조직이 얇아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증 골다공증 환자가 한 번 이상 골절을 입으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거동이 불편해진다. 결국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하는 확률이 높아진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을 경험한 50대 이상 환자 5명 가운데 1명이 1년 내 사망한다. 또 골절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인 골다공증 치료를 하지 않으면 추가 골절 위험과 사망률이 높아진다.

넓적다리뼈(대퇴골) 골절 환자는 1차 골절 발생 뒤 재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3배나 높다.

따라서 중증 골다공증성 골절 환자는 골절 치료뿐만 아니라 전신적인 뼈 건강을 강화하고 추가 골절을 막는 것을 병행해야 한다.

골절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뼈를 생성하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골형성 치료제 보험이 되지 않아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고령 환자의 부담이 크다. 이미 한 번 이상 골절을 경험한 환자는 골 손실을 억제하는 치료만으로는 추가 골절을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만약 고령에 추가 골절을 당하면 수술을 해야 한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부담이 크고 수술비도 적지 않다.

한 차례 이상 골절이 발생한 중증 골다공증은 의료비 지출 부담도 상당히 크다. 반복되는 골절로 인한 사망 위험과 수술·간병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의료계 전반의 관심이 필요하다.

원예연 아주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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