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처럼 펼쳐지는 '순정의 매력'

입력 2013-08-25 14:58  

국내여행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여행지



‘그림처럼 펼쳐지는 한국의 매력.’한국관광공사가 전국 각지의 관광 매력을 알리고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선정한 한국관광지 100선의 사진을 보며 느낀 감상이다.

‘수묵화 풍경’ 창녕 우포늪…‘조선 3대 고갯길’문경새재

어느 곳도 그냥 스치고 지나갈 곳이 없지만 특히 오랫동안 눈을 사로잡은 곳은 경남 창녕 우포늪. 담백한 수묵화처럼 풍경이 단아하고 한편으로 몽상적이다. 우포늪은 국내 최대 자연 늪지로 원시 생태계의 보고다. 우포늪에 반쯤 밑동을 담그고 있는 나무는 원시 천연 늪지의 분위기를 물씬 자아낸다. 우포늪이 형성된 것은 1억4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라고 하니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 담겨 있는 시간의 늪이다.

경북 문경새재는 영주의 죽령, 영동의 추풍령과 함께 조선 시대 3대 고갯길이었다. 국내 관광 명소를 놓고 투표해 우열을 가린다는 게 그리 마땅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투표가 진행되는 내내 줄곧 1위를 달리는 것을 보면 문경새재는 국민 대다수가 좋아하는 곳임이 틀림없다. 문경새재는 영남지방에서 한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과거에 급제한 이들의 기쁜 소식을 전해 듣는다는 지명 ‘문경(聞慶)’은 그렇게 생겨났다. 주변에 문경도자기전시관, 문경새재 자연생태공원, 옛길박물관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한 것도 문경새재가 대표적인 관광지로 부상한 이유일 것이다.

‘애국가 배경’강원 추암해변…‘기암절벽’ 영월 동강

강원의 추암해변은 애국가의 배경이 된 바로 그곳이다. 바다에서 솟아나 하늘을 찌를 듯 장쾌하게 서 있는 촛대바위가 붉은 태양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이다. 작은 해변 마을을 지나 소나무 사이 돌길을 오를 때까지도 여행자는 그 뒤에 어떤 풍경이 있을지 짐작하지 못한다. 발을 헛디딜까 조심하며 전망대에 선 뒤에야 촛대바위와 형제바위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높이 6m에 달하는 촛대바위와 그 옆으로 다정하게 마주 선 형제바위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을 온몸으로 맞고 있다.




영월 동강은 강원도 정선의 가수리부터 영월에 이르는 51㎞ 구간이다. 옛날 동강 상류에서 채취한 소나무를 뗏목에 실어 한양으로 나른 뱃길이기도 했다. 초록 원시림 사이로 치솟은 기암절벽과 산자락을 휘감으며 굽이치는 강물이 장관을 이룬다. 뗏목이 다니던 물길을 따라 래프팅도 즐길 수 있다. ‘물고기 비늘이 비단처럼 빛나는 연못’이라는 뜻이 있는 어라연계곡은 동강이 품은 비경 중 으뜸으로,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 진면목을 보여준다.

‘고즈넉한 자태’단양 도담삼봉…‘섬여행의 절정’ 홍도·거문도

충북 단양의 도담삼봉은 단양8경 가운데 으뜸으로 손꼽히는 명소다. 남한강 자락에 솟아오른 세 봉우리는 도도하면서도 고즈넉한 자태를 뽐낸다. 삼봉은 당당한 풍채가 돋보이는 남편봉을 중심으로 처봉과 첩봉이 양옆을 지키고 있다. 남편봉에는 삼도정이라는 정자가 있어 운치를 더한다. 특히 물안개가 은은히 피어오를 때면 그 신비로움이 절정에 이른다. 유년 시절 도담삼봉과 함께 자란 정도전은 훗날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정도로 아꼈고, 친구인 퇴계 이황 역시 저녁노을 지는 도삼삼봉의 아름다움을 시로 노래했다.

전남 신안 홍도와 여수 거문도의 풍광은 그야말로 섬 여행의 절정을 보여준다. 홍도는 해질 녘에 섬 전체가 붉게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홍도 관광의 진수는 역시 유람선 관광이다. 푸른 바다에 펼쳐진 홍도10경과 홍도33경을 관람할 수 있다. 남문바위 석화굴 만물상 슬픈여 일곱남매바위 수중자연부부탑 등 갖가지 전설이 어린바위들은 마치 정성스럽게 분재를 해놓은 듯 신비롭다.

거문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최남단에 있는 섬으로 동도와 서도, 고도로 나뉜다. 동도와 서도 사이에 있는 고도는 동도와 서도가 큰 파도를 막아주는 천혜의 항구이자 거문도의 중심지다. 거문도는 세 섬이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섬 같다 하여 삼도, 삼산도라 불리기도 했으며, 조선 말엽 김유와 필담을 나누던 청나라 수사제독 정여창이 그의 해박함에 놀라 붙인 이름이다. 거문도 최고의 비경은 서도의 능선을 따라 거문도등대까지 이어지는 길에서 펼쳐진다.

최병일 여행 레저 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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