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수박' 인기 지속…지난달 포도·복숭아 판매 앞질러

입력 2013-08-26 08:38  


가을에 접어드는 처서(處暑)가 지났지만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수박은 여름철 수요가 집중되는 6월, 7월에 전체 과일 중 1위를 차지하며 통상 8월에는 말복 이후 차츰 수요가 줄어든다. 그러나 올해엔 연일 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말복(8월12일)이 이후에도 수박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

2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말복 이후인 8월 13일부터 24일까지 수박 매출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7%로 수박 매출이 2배 이상 크게 신장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수박이 8월 대표 과일인 포도, 복숭아를 제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가 특히 최근 5년 간 포도와 수박 매출 구성비를 살펴본 결과 올해는 ‘수박’이 54.2%, ‘포도’가 45.8%로, 수박이 포도 매출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분이 많은 수박은 폭염과 열대야에 수요가 급증한 반면 포도는 봄철 냉해와 폭염으로 착색이 불량하고 당도가 낮아 소비가 주춤한 것으로 분석된다. 복숭아 역시 올 봄 한파로 재배면적의 30%가 동사한데다 과실이 알이 차는 시기인 7월 폭우가 내리면서 열매가 제대로 맺지 못해 출하량이 20% 가량 줄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롯데마트의 8월 1일부터 24일까지 과일 매출도 ‘수박’은 전년 대비 26.8% 신장한 반면 ‘포도’는 12.1%, ‘복숭아’는 8.8% 감소했다.

수박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수박 가격도 때아닌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박은 매년 말복 이후 소비 감소로 가격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올해는 8월 말임에도 말복 시기의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말복 이후 ‘수박(8kg/上)’의 평균 도매가격은 2만6067원으로 말복 때와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말복 이후 평균가와 비교하면 50% 가량 높게 형성되어 있는 상태다.

올해는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박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덕규 롯데마트 과일팀장은 “절기상 가을로 들어섰지만 여전히 밤낮으로 더위가 계속되면서 수박 소비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며 “이런 수요에 맞춰 올해는 9월 수박 물량을 작년보다 30% 확대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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