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드래곤·2AM 등 공연
현대차·농심 등 75개 기업, 시승 행사·제품 증정 등 부스 열고 한류팬 맞이
“아이돌 그룹 엑소(EXO)를 보러 왔다가 비빔밥을 처음 먹어봤는데 매우 맛있었어요. K팝 스타들이 입는 한국의 옷과 음식, 그리고 타는 차 같은 것에 관심이 생기네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KCON’ 현장. 이곳에 마련된 CJ푸드빌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 부스에서 만난 리사 잭슨(17)은 “한국에 대해선 아이돌 가수밖에 몰랐는데 여러 기업들의 부스를 둘러보며 한국에 대해 흥미를 느끼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공연에서 산업으로
KCON은 콘서트(concert)와 컨벤션(convention)이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페스티벌이다. 작년 11월 LA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서 열린 KCON에 이은 두 번째 행사다. G드래곤, f(x), 2AM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가수들이 참여한 것은 작년과 같다. 그러나 국내외 기업들이 참여해 부스를 차리고 공연이 안 열리는 날에도 기업을 알리는 행사를 연 것은 올해 새로 시도되는 모델이다. 주최 측인 CJ그룹 현대자동차 농심, 그리고 미국 통신회사인 버라이즌 등 총 75개 기업이 이곳에서 한류팬들을 맞이했다.
25일부터 이틀간 행사장을 찾은 인원은 2만명. 그중 절반인 1만명가량은 공연뿐 아니라 기업과의 만남이 함께 이뤄지는 컨벤션 현장도 방문했다. K팝뿐만 아니라 한국과 한류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CJ오쇼핑에서 마련한 패션 세션을 찾은 고태용 최범석 디자이너는 방문객들과 한국 패션에 대해 즉석에서 토론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그 밖에도 현대차 부스에서는 선착순 250명에게 현대차 시승 기회를 줬고, 농심에서는 이벤트를 통해 신라면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비비고와 뚜레쥬르 등에서는 비빔밥과 빵을 판매하기도 했다.
◆매출 30억, 홍보효과 400억원
서상원 CJ E&M 미국대표는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130여개 해외 매체가 이번 KCON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며 “유발되는 홍보효과는 약 4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부스 운영 총괄을 맡았던 ‘우리글로벌’의 켈리 씨는 “미래에 현대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젊은 세대에게 현대차를 소개하기 위해 부스를 마련했다”며 “당장 현대차를 사는 사람이 늘진 않겠지만 장기적인 홍보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발생한 총 매출은 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티켓 판매금액이 14억원으로 가장 많고, 스폰서십 후원금액 12억원, 현장 판매금액 4억원이었다. CJ그룹 관계자는 “한류의 산업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 며 “다음에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더 많은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SXSW’ 꿈
CJ그룹의 KCON 사업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KCON을 미국의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와 같은 한국의 대표 문화 행사로 키울 계획이다. 매년 2000억원의 경제효과를 유발하는 SXSW는 음악과 산업이 결합된 대표적인 행사다. 스눕독, 비욘세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공연과 함께 여러 기업의 신제품 발표가 벌어지는 형태로 운영된다. CJ는 내년 일본과 중국에서, 2015년 이후에는 동남아에서 KCON을 여는 등 1년에 여덟 차례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KCON이 세계적 행사가 되기 위해선 문화의 산업화가 좀 더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까지는 CJ 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KCON이 SXSW와 같은 세계적인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CJ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CJ 대 다른 기업의 참여 비중이 7 대 3에서 3 대 7로 바뀌어야 자생력을 갖춘 행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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