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상준)는 부인 A씨(68)가 불륜 의심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남편 B씨(68)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부부는 이혼하고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B씨가 부적절한 관계로 의심받을 충분한 소지가 있는데도 부정행위를 부인하기만 할 뿐 의심을 해소할 만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해명 대신 오히려 아들이 재산 욕심 때문에 이혼소송을 끌고가고 있다며 비난해 B씨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 부부는 몇 년 전 부부싸움을 하다가 남편이 집을 나간 적이 있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제사비용과 생활비를 두고 또 한 번 싸웠고 결국 부인은 이혼소송을 냈다. 부인은 소송을 낸 뒤 “남편이 친목 모임에서 알게 된 여자와 가깝게 지낸다”는 소문을 들었다. 남편이 그 여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부부의 아들이 자초지종을 알아봤지만 불륜 상대로 의심받은 여자는 완강히 부인했다. 오히려 “아들이 엉뚱한 소문을 퍼뜨렸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하기도 했다. 사건이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남편은 별다른 설명 없이 불륜을 부인하기만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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