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의사 1만9604명…전체 22% 넘어
의료계에 ‘여성 파워’가 거세다. 최근 주요 의료기관 수장에 여성들이 잇따라 선임되면서 사회 각 분야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이 보수적인 의료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이화여대 의료원장을 지낸 서현숙 교수는 최근 열린 대한암학회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에 선출돼 1년간 학회를 이끌게 됐다. 암학회는 현재 가장 많은 의사들이 가입해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계를 이끌어가는 핵심 단체 중 하나로 꼽힌다. 여성이 암학회 회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임 서 회장은 국내 방사선 치료의 선구자로 유명하다. 국내 최초로 이대목동병원에 유방센터를 개설했고, 여성암 환자 전용 레이디병동을 설립한 바 있다.
박경아 연세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는 최근 세계여자의사회 회장(제30대)에 공식 취임했다. 국내 여의사로 세계여자의사회를 이끄는 수장이 된 것도 역대 처음이다. 1998년 한국여자의사회 국제이사, 2004년 세계여자의사회 부회장, 2007년 세계여자의사회 재정위원장 등을 거쳤다.
의료기관 수장뿐만 아니라 일선 여성 전공의(레지던트)의 활약도 눈에 띈다. 김보현 중앙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전공의는 최근 열린 제29차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에서 포스터 패널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김 전공의는 ‘한국인의 급성 관동맥증후군 연구’라는 주제로 이 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이번 연구가 환자의 유전자형에 따라 약물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개인맞춤의학의 기초를 제공했다는 이례적인 평가를 내렸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여성 의사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 현재 전국의 의사면허 취득자는 11만2097명. 이 가운데 실제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의사는 8만7668명이다. 이 중 여의사는 1만9604명으로 22.4%를 차지, 2008년에 비해 2%가량 늘었다.
병원에서 흔히 ‘칼잡이’라고 불리는 외과 분야 진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가톨릭대 의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2003년엔 외과 전문의 13명 중 여성이 한 명이었지만 지금은 37명 중 6명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외과 교수 29명 중 여성이 한 명뿐이지만 연령대가 낮은 임상강사는 24명 중 10명, 전공의는 46명 중 14명이 여성이다.
서울아산병원도 외과 전문의(교수·임상강사 포함)의 여성 비율이 18%(62명 중 14명), 전공의 여성 비율은 26%(31명 중 11명)로 3~4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대한외과학회가 현재 남녀 확인이 가능한 외과 의사(4894명)를 분석한 결과, 여성 의사는 역대 최대인 9.6%(469명)에 달했다.
박조현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외과는 오랫동안 남성 의사들의 독무대였다. 의료계에선 ‘금녀(禁女)의 벽’이었다”며 “하지만 현재 기존 여의사의 역할이 커지고, 여학생들의 의대 진학률도 높아지면서 외과 의사 여성 비율이 조만간 30%를 깰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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