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 에를리히 이스라엘 요즈마그룹 회장 "경기 바닥치는 지금이 창업투자 기회"

입력 2013-08-26 17:57   수정 2013-08-27 01:38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는 지금이 창업기업에 투자하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이갈 에를리히 이스라엘 요즈마그룹 회장(73·사진)은 26일 “경기 흐름을 고려할 때 지금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들은 앞으로 2~3년 후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정책금융공사에서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과 창업·벤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서로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에를리히 회장은 1990년대 초 이스라엘 산업통상노동부 산하 수석과학관으로 일하며 요즈마펀드 기획을 주도했다. 요즈마펀드는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가 1993년 설립한 펀드다. 1997년 민영화되며 요즈마펀드 Ⅰ~Ⅲ를 거느린 그룹으로 재편했다. ‘창조경제’를 내세우는 박근혜 정부의 ‘성장사다리펀드’가 이를 벤치마크한 것이다.

에를리히 회장은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 적기는 아무도 창업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경기가) 바닥일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즈마펀드가 성공했던 것도 경기 순환 주기가 시작되던 시점에 투자했기 때문”이라며 “작년이나 올해가 최적기라고 본다”고 밝혔다.

에를리히 회장은 “환경, 문화적인 맥락, 시장 상황, 창업기업의 특징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이 요즈마펀드를 그대로 복제할 수는 없다”며 “다만 해외 투자자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 학술적 파트너십을 쌓는 것 등을 한국 현실에 맞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성장사다리펀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민간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를리히 회장은 “요즈마펀드는 자펀드들이 성공하면 모펀드인 요즈마의 출자 지분을 살 수 있는 옵션을 줬고, 이것이 굉장히 매력적인 인센티브였다”고 설명했다.

돈이 될 것 같다면 출자 지분을 사서 민간이 더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지분을 갖는 대신 펀드가 회수한 이익의 5~7%만 요즈마 측에 제공하면 되는 구조다. 그는 “90%의 자펀드가 옵션을 행사했다”며 “해외 투자자 유치에 큰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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