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이 인수할 수 있도록 해
일자리창출, 균형발전 꾀해야"
홍정효 경남대 교수·경영학
이명박 정부가 집권 5년 내에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게 추진한 해외자원개발에서 확정된 손실만 1조1559억원이 된다는 보도를 최근 접했을 때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단기 실적주의’ 탓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성공한 민간의 해외자원 개발·투자 사례를 보면 적어도 10년 이상 내다보고 추진해서 거둔 결실이 많은데도 한국은 아직도 단기 실적주의의 늪에 빠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해당 지역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경남·광주은행 민영화’ 추진과정을 보더라도 그렇다. 금융당국은 경남·광주은행이 경남·울산 및 광주·전남지역에서 40여년간 해왔던 역할보다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란 프레임으로 모든 것을 평가, 재단하고 있다. 금융 당국의 눈에는 이들 지방은행이 지역사회와 상생·발전해왔던 긍정적인 역할, 향후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에 일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보다는 공적자금 회수만이 지상과제인 듯하다. 이런 결과로, 향후의 지방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지방은행의 순기능이 훼손된다면 해당 지역경제의 생산·고용유발 효과가 상실됨은 물론 국가경제발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금융당국은 인식해야 한다.
공적자금 회수에 초점을 맞춘 경남·광주은행 민영화는 지역경제 버팀목으로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지역 금융기업과 지역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등 ‘부정적 나비효과’의 시발점이 될 우려가 높다. 지역민들이 한목소리로 ‘지역환원 민영화’를 요구하고 있는 까닭이다. 금융당국은 이것을 ‘지역 이기주의’라 속단하고 폄하하기 이전에 지방은행이 40여년간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경제 균형발전에 기여한 역할에 대한 이해의 폭부터 넓혀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 금융회사 주식의 대부분을 해외자본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국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를 너무 우려했기 때문에 빚어진 부작용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도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많은 교훈을 얻고 경험을 쌓았다.
금융감독 기능도 국제적 수준으로 향상됐으므로,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를 우려하는 데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원칙적으로 시중은행 9%, 지방은행 15%의 지분참여 제한이 제도화돼 있으므로 산업자본 참여 자체를 걱정하는 것은 금융감독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모순이 될 것이다.
이제 대형은행이 아닌 지방은행은 국내자본이 인수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놔 국내 토종은행 육성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경남은행은 지역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 두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많은 대기업이 생산공장을 크게 운영하고 있으며,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그 지역의 경제 주체가 돼 지역경제를 이끌고 있다.
지역은행을 사금고화할 유인이 적은 대기업이 지역 금융회사의 주주로 참여한다면 이들 지역 금융회사의 지배구조가 튼실해질 수 있다. 나아가 협력업체들과 대기업 간 상생펀드 구성에 지역은행이 참여해 협력업체의 금융 수요를 충족시킴으로써 금융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협력업체들의 비용절감은 대기업에의 납품단가 인하 등으로 이어져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고, 다시 종업원들의 경제력이 높아져 지역경제가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 대기업이 지역은행의 주주로 참여하게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까지 높일 수 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공약 중 ‘국가균형발전’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지원’ 등은 단기간에 성취할 수 있는 사안이 절대 아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필요한 인프라를 치밀하게 준비해 나가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지방은행의 지역환원 민영화는 이런 인프라 중 중요한 요소 하나가 될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방은행 민영화를 추진할 때 지역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등 박근혜 정부의 장기 정책기조와 따로 놀아서는 안 될 것이다.
홍정효 < 경남대 교수·경영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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