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 후 펀드 키워드는…배당주·선진국·소비주

입력 2013-08-27 17:17   수정 2013-08-27 23:54

'안정적 수익' 내는 펀드에 돈 몰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촉발된 ‘버냉키 쇼크’ 이후 3개월간 국내 펀드 투자자들은 배당주, 미국·유럽 등 선진국, 글로벌 소비 관련 펀드로 자금을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공통점은 한 마디로 ‘안정성’이다. 국내에서는 배당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챙기고, 해외에서는 성장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선진국 경제와 소비재 산업에 베팅하는 전략이다.

27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월27일부터 이달 27일까지 3개월 동안 배당주 펀드에 총 6872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에 순유입된 금액의 25.9%가 배당주 펀드에 몰린 것. 주식형 펀드에서 대규모 순유출이 발생한 지난 1개월 동안 배당주 펀드에는 거꾸로 1549억원이 순유입됐다.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에만 4426억원이 몰렸다.

롱쇼트 펀드(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사고, 떨어질 것 같은 주식을 공매도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운용 전략의 펀드)도 같은 기간 2551억원을 끌어들였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 시리즈(2184억원)와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숏’(442억원)이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정적 수익을 내는 배당주 펀드 등에 자금이 모이고 있다”며 “성과가 꾸준했던 몇몇 펀드에 자금이 몰린 것도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펀드에서는 지난 3개월간 하이일드 펀드에서 7612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해외채권형 펀드에서 총 1조7714억원이 빠져나갔다. 대신 같은 기간 미국 펀드에 1266억원, 유럽 펀드에 428억원이 순유입됐다. 설정액 증가율은 각각 61.5%, 19.7%에 이른다. 미국·유럽 펀드에 자금이 모이는 것은 이들 국가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급락 위험성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 3개월간 미국 펀드의 수익률은 3.08%, 유럽 펀드의 수익률은 1.55%였다.

소비재 관련 펀드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는 지난 3개월간 721억원이 순유입됐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등에도 조금씩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KB밸류포커스’ ‘한국밸류10년투자’ 등의 인기가 버냉키 쇼크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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